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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 1, 2위'가 모두 포수,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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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 1, 2위'가 모두 포수, 왜 그럴까

입력
2015.07.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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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포수는 야수 포지션 가운데 가장 체력 소모가 크다. 무거운 장비를 차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또 바운드 공을 블로킹하기 위해 몸을 던져 막고 타자들의 파울 타구에 맞는 일도 잦다. 그런데 가뜩이나 수비 때도 맞는데 타석에서도 올해 유독 많이 맞는 포수들이 있다.

안방마님 양의지(28ㆍ두산)와 정상호(32ㆍSK)는 22일 현재 가장 많이 타석에서 몸에 맞았다. 양의지는 사구 17개로 1위, 정상호는 13개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몸에 맞는 볼 1위를 기록한 나성범(NC)의 15개를 벌써 양의지가 넘어섰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 기록은 1999년 김한수 현 삼성 코치의 31개. 경기당 평균 0.2번 공에 맞는 양의지는 산술적으로 올 시즌 최종 29개라는 계산이 나온다.

◇괴로운 포수들, 왜 많이 맞을까

역대 포수 중 통산 사구 1위는 박경완 SK 육성총괄이다. 총 166차례 맞았다. 포수 한 시즌 최다 사구 역시 2010년 박 총괄의 27개다. 뒤를 이어 김동수 LG 2군 감독이 130개, 이만수 전 SK 감독이 118개로 자리했다. 이들과 양의지, 정상호의 공통점을 살펴 보면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파워와 공격력을 겸비했다.

흔히 야구계에서는 상대 팀 포수의 기를 살려주면 안 된다고 한다. 포수 출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포수가 타격까지 잘 되면 분위기가 산다"고 말했다. 그래서 상대팀으로선 다른 야수한테 맞는 것보다 포수한테 한 방을 허용하면 타격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방망이를 잘 치는 포수라면 더욱 견제할 수밖에 없다. 박경완 총괄은 "포수가 타격이 좋으면 상대는 더욱 견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안 맞기 위해 치기 어려운 코스로 던지려고 몸에 바짝 붙이기도 하다 보니 몸에 맞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일본 출신의 하세베 유타카 SK 배터리 코치는 "포수의 사구가 많은 건 우연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빈볼성으로 포수에게 던지는 경우도 있다. 만약 우리 팀 선수가 공에 맞았다면 상대팀 포수의 사인으로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상대팀 포수에게 몸쪽 볼을 가장해 사구를 던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양의지-정상호, 맞더라도 과감히 돌린다

그 동안 양의지와 정상호는 사구와 거리가 있었다. 2007년 데뷔한 양의지는 한 시즌 최다 사구가 2012년의 10개다. 2001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정상호 역시 2011년 8개가 최다였다. 하지만 둘 모두 올해 자신의 최다 사구 기록을 훌쩍 넘겼다.

양의지는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꾸 맞다 보니 부상 위험 탓에 위축될 수 있지만 그는 "타석에서 피하면 상대 투수가 쉽게 볼 수 있으니까 악착같이 붙는다"고 강조했다. 정상호 또한 "타석에서 좀 더 집중하고 볼을 끝까지 보려고 하다 보니 몸에 맞는 볼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내가 몸쪽 공에 약한 부분도 있어 투수들이 그 쪽으로 던지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양의지(왼쪽)-SK 정상호.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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