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삼성전자 의식 첫 언급
애플이 올해 2분기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애플이 구체적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아이폰 판매량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애플은 올해 2분기 매출 496억달러(57조2,600억원), 순이익 107억달러(12조3,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5%, 순이익은 39.7% 증가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로 평가됐던 전분기(매출 580억달러, 순이익 136억달러)와 비교하면 줄어 들었다.
호실적의 주역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6’다. 출시 1년을 앞둔 아이폰6는 2분기에 전세계에서 4,750만대 팔렸다. 판매량은 당초 5,000만대로 예상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보다 35% 늘어났다.
특히 아이폰은 애플의 고향인 미국(202억달러)을 제외하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132억달러를 벌어 들이며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배 가량 급증했다.
이례적으로 애플은 국내 아이폰 판매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과 독일,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아이폰 판매가 2배 이상 늘었다”며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도 4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애플이 한국의 아이폰 판매량 신장을 강조한 이유를 경쟁업체인 삼성전자를 의식한 조치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본진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늘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심리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손목시계를 닮은 착용형(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의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애플은 애플워치가 속한 기타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한 26억4,000만달러(3조424억원)라고 발표했다.
애플의 첫 번째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는 지난 4월10일 미국 등 9개국에서 출시됐고 국내에도 지난달 26일부터 판매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워치 판매량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초기와 비교해 높은 편”이라며 “ 기타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애플워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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