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타이거 우즈(39·미국) 시대는 끝났을까."
세계 다수의 언론이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며 우즈의 재기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전만 해도 우즈의 부활을 점치는 보도가 많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디오픈은 그동안 우즈가 강세를 보였던 대회다. 디오픈이 열린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올드코스(파72·7,297야드)는 우즈가 좋아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그는 2000년과 2005년, 2006년에 이곳에서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우즈는 올해 대회에서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는 US오픈에 이어 디오픈에서도 컷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세계랭킹은 어느덧 258위(0.7075점)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초점은 자연스레 우즈의 은퇴 여부로 옮겨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CBS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릭 스니이더는 22일 우즈에게 은퇴를 권고하고 나섰다. 스나이더는 우즈의 재기 가능성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우즈가 올해 보여준 성적은 형편 없다. 올해 출전한 8개 대회에서 1차례 기권과 3차례 컷 탈락을 기록했다. 25위 이내에 든 것도 마스터스(공동 17위) 한 번뿐이다. 전성기 시절 상금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그는 올해는 22만5,198달러로 180위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이 같은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는 2013년과 지난해 부상으로 아예 골프채를 놨다. 부상과 재활, 컨디션 난조, 정신력, 스윙 변화 등이 우즈의 몰락을 초래한 원인들로 지목된다.
우즈는 한때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2)과 함께 미국 스포츠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우즈는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그린재킷을 입고 1996-199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시카고 불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를 보러 왔다. 그 때만 해도 조던에 이어 미국 스포츠의 위상을 한껏 드높일 '골프천재'로 각광을 받았다.
우즈의 전성기는 대략 10여 년 지속됐다. 1990년대가 조던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우즈의 시대였다. 우즈는 2000년대에만 PGA 투어 메이저대회 12승을 올렸다. 특히 2000년에는 US오픈과 디오픈, PGA 챔피언십을 휩쓸며 한 시즌 메이저대회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다음달 13일부터 막을 올리는 PGA 챔피언십 전망에서도 우즈의 좁아진 입지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CBS스포츠의 골프 전문 칼럼니스트 카일 포터는 22일 도박사들이 건 배당률을 근거로 조던 스피스와 로리 매킬로이를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찍었다. 포터는 우즈의 배당률을 보고 "훨씬 낮아야 한다"며 조롱하기도 했다. 과연 우즈의 시대도 이제 종말을 눈앞에 둔 것일까.
사진=타이거 우즈.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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