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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회사 파산 모두 내 잘못… 끝까지 웃음 주는 광대정신으로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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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회사 파산 모두 내 잘못… 끝까지 웃음 주는 광대정신으로 버텨"

입력
2015.07.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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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준호는 코코엔터테인먼트 파산을 두고 "상처가 많았지만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와이트리컴퍼니 제공
개그맨 김준호는 코코엔터테인먼트 파산을 두고 "상처가 많았지만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와이트리컴퍼니 제공

“후배들에 정말 미안했죠. 회사 소속 신인들은 붕 뜨고 후배 개그맨들은 갈 곳을 잃고 심지어 방송 출연료도 못 받았는데 내가 도울 수도 없고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개그맨 김준호(40)는 경영 부실로 문을 닫은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엔터) 사태를 겪으며 “금전적으로는 (이)국주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억 단위로 한창 벌 때 회사 경영진의 횡령으로 방송 출연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게 돼 세 번이나 나를 찾아와 미안해해 되레 내가 너무 미안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준호가 공동 대표로 있던 코코엔터는 지난달 파산했다. 김우종 코코엔터 경영부문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회삿돈을 횡령, 미국으로 도주한 뒤 회사는 사실상 업무가 중단된 상태였고, 법원은 부채 초과 등을 이유로 파산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코코엔터 소속 40여 연기자 중 일부는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비난의 화살은 남은 대표인 김준호에 꽂혔다. 폐업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건 아니지만, 투자자들이나 동료 및 후배 개그맨들이 모두 김준호를 보고 투자나 소속 계약을 맺었기에 폐업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였다.

21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난 김준호는 “내가 벌린 판(회사)인 만큼 회사 운영의 투명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는데 방송 활동에 집중하며 이를 방관했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일부 주주들의 일방적인 공격에 서운했는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다 내 잘못이더라”고 말했다. 김준호는 현재 유재형씨 등 일부 주주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김준호는 “경찰 조사 등에 성실히 임해 무죄를 밝힐 것”이라며 “처음에는 맞고소도 생각했는데 논란도 감수하기로 했다. 법적 맞대응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2009년 해외원정 도박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준호는 “웃음을 줘야 하는 사람인데 인상 쓸 일만 만들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그의 개그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닭치고’ 코너에서 항상 맞는 역할을 해 차라리 편했죠. 헌데 ‘1박2일’은 웃음을 주는 것이 부담돼 힘들었어요. 그 때 옆에서 (김)주혁 형과 (차)태현이가 많이 다독여줬죠.” 김준호는 “난 광대니 힘들어도 무대에서 끝까지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덧붙였다.

김준호와 코코엔터에서 한솥밥을 먹던 김대희는 올 초 코코엔터 소속 개그맨 20여명을 이끌고 JD브로스를 설립했다. 김준호도 이 회사에 합류하지 않겠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준호는 “코코엔터 사태 관련 소송이 다 정리될 때까지는 JD브로스로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준호는 이런 와중에도 내달 부산 일대에서 열릴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코미디 발전에 책임을 느껴 세 번째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는 그는 “올해 행사는 코미디협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해 전보다 더 다채로운 행사를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정신 차리고 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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