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추신수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텍사스 추신수(33)가 빅리그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때려냈다. 개인 통산 1호이자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의 기록이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2번째, 역대로는 307번째이며, 텍사스 구단 소속으로는 통산 8번째 기록이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추신수는 2회초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카일 켄드릭의 시속 138km짜리 초구 커터를 공략해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3-0으로 앞선 4회초에는 켄드릭의 4구째 시속 142km짜리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지난 2일 볼티모어전 이후 20일 만이자 시즌 12번째 대포다.
5회초 1사 1·3루에서 추신수 타석이 되자 콜로라도는 켄드릭을 내리고 좌완 요한 프란데를 올렸다.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153에 그칠 만큼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추신수를 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좌투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추신수는 프란데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1-2루 사이에 내야수 3명을 배치한 상대 시프트 사이로 뽑아낸 안타였다. 이후 2루까지 훔치며 시즌 2호 도루를 기록한 뒤 투수 실책으로 3루를 밟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하지는 못했다.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강렬한 한 방을 때려냈다.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좌완 렉스 브라더스의 시속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가운데 펜스를 직접 때리는 장타를 뽑아낸 뒤 쉬지 않고 내달려 3루에 안착했다. 2루타-홈런-단타-3루타를 차례로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한 추신수의 활약에 힘입어 텍사스는 9-0으로 이겼다.
화끈한 '반전 드라마'였다. 추신수는 올 시즌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타순이 7번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과 21일에는 상대가 좌투수를 선발로 내세우자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의 입지는 계속 불안해져 갔고, 현지에서는 트레이드설까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분노의 사이클링 히트'를 때려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시즌 타율은 아직 0.235에 머물고 있지만 이날 활약을 계기로 반등을 기대케 했다.
<p align="left">경기 후 추신수는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예전에 켄드릭을 상대해본 적이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동안 쿠어스필드에서 성적도 좋았다"며 "올스타 휴식기가 정말로 나에게는 도움이 됐다.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했는데, 그 시간 동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 휴식기 동안에 많은 비디오를 봤다. 전반기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p align="left">지역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는 "추신수가 2012년(타율 0.283, 16홈런 67타점)으로 시계를 되돌린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에게서 결의를 봤다"고 칭찬했다.
한편 피츠버그 강정호(28)는 이날 캔자스시티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 1개 포함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282로 올랐다. 피츠버그는 1-3으로 졌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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