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명석] 연예인 준비생? 이미 연예인?

입력
2015.07.22 11:00
0 0

23일부터 디즈니 채널에서는 ‘미키마우스 클럽’을 방영한다. ‘미키마우스 클럽’은 미국 디즈니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이자 이 프로그램 출신의 10대 초반 연예인들을 일컫는데, 잘 알려진대로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최근의 마일리 사이러스와 셀레나 고메즈까지, 미국 10대의 우상이었던 이들 중 상당수가 ‘미키마우스 클럽’ 출신(▶ 동영상 보기)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방영하는 ‘미키마우스 클럽’에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SM루키즈' 중 일부가 출연한다. 'SM루키즈'는 다시 말하면 SM의 연습생인데, SM은 이들을 2013년부터 'SM루키즈'로 명명해 데뷔 전부터 공개해왔다. SM은 이것을 '프리(pre) 데뷔'라 정의했고, ‘미키마우스 클럽’에는 'SM루키즈' 중 10대 초~중반의 연습생들이 출연한다.

'미키마우스 클럽'에 출연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리데뷔팀 SM루키즈. 가운데는 사회를 맡은 이특(슈퍼주니어). SMC&C 제공
'미키마우스 클럽'에 출연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프리데뷔팀 SM루키즈. 가운데는 사회를 맡은 이특(슈퍼주니어). SMC&C 제공

'SM 루키즈'의 ‘미키마우스 클럽’ 출연은 신인 데뷔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도 한국에서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그룹으로 데뷔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너무 어린 아이들이 가수를 한다는 것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인 장벽은 여전하고, 이 그룹들은 금세 사라지곤 했다. 반면 ‘미키마우스 클럽’은 아직 어린 'SM루키즈'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춤과 노래를 보여줄 수도 있지만 가수로 데뷔했다는 인상보다는 프로그램 안에서 즐겁게 노는 쪽에 가깝다. 어린 출연자의 인간적인 매력부터 부각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그룹 세븐틴이나 몬스타 X는 리얼리티 쇼를 먼저 찍은 후 발표했다. 이 때 그들은 데뷔 전 연습생 신분이지만, 사실상 데뷔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얻었다. 무대에서 신곡을 발표하지 않은 것을 빼면, 그들은 리얼리티 쇼를 통해 그들의 캐릭터와 특징을 알릴 수 있었다.

m.net ‘식스틴’으로 데뷔할 최종 멤버들을 선발한 그룹 트와이스도 마찬가지다. 트와이스는 아직 데뷔도 안 했지만, 멤버 선발을 위한 팬 투표에서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팬들이 참여했다. 'SM루키즈'의 ‘미키마우스 클럽’은 이 '데뷔 전 데뷔'라 할 수 있는 활동방식을 더 일찍, 더 오래 하는 것이다. 세븐틴, 몬스타 X, 트와이스 같은 그룹의 멤버들은 곧 데뷔를 앞둔 상태에서 리얼리티 쇼를 찍는다면, 'SM루키즈'는 어린 시절부터 커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춤과 노래 실력은 부족한 부분이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고쳐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미국의 ‘미키마우스 클럽’에서 스타가 된 아이들이 계속 스타로 성장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신인들이 데뷔 직전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는 것이 대중에게 그들의 캐릭터와 팀의 스토리를 알리는 정도라면, 'SM루키즈'는 데뷔 전까지 몇 년에 걸쳐 연습생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세밀한 기획과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겠지만, 그만큼 소속 연예인들을 매력적으로 대중에게 선보일 수는 있을 것이다. 'SM루키즈'의 일부 멤버들은 이미 2년여 동안 각종 안무 영상 등을 공개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느려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정식 데뷔라는 리스크를 지지 않은 채 데뷔 전부터 유명인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아이돌 산업에서 데뷔라는 단어는 점점 의미없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면, 그 때부터 데뷔는 시작이다. 그래도 가수로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유명해지지 않은 채 데뷔하는 것보다 훨씬 성공확률은 높을 것이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