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절박한 상황일수록 한발 느긋하게 꼼꼼히 따져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절박한 상황일수록 한발 느긋하게 꼼꼼히 따져랴"

입력
2015.07.22 04:40
0 0

태양광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기

시제품 홍보 동영상으로 6억 선주문

핵심 부품 소형화 땐 사기당할 뻔

장성은 놀라디자인 대표가 최근 크라우드 펀딩사이트를 통해 52만달러의 주문을 받은 태양광 패널 충전기 "솔라페이퍼"를 펼쳐 보이고 있다. 놀라디자인 제공
장성은 놀라디자인 대표가 최근 크라우드 펀딩사이트를 통해 52만달러의 주문을 받은 태양광 패널 충전기 "솔라페이퍼"를 펼쳐 보이고 있다. 놀라디자인 제공

장성은(32) 놀라디자인 대표가 만든 스마트폰 충전기 ‘솔라페이퍼’는 독특한 제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충전한다.

1개 용량 당 2.5W인 패널을 자석으로 최대 4개까지 연결해 태양광을 흡수한다. 따라서 주변에 마땅한 충전 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햇볕만 있다면 USB 케이블을 연결해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휴대할 때는 패널을 접어서 A4용지 4분의 1 크기로 줄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장 대표가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지난 8일 시제품 홍보 동영상을 올리고 나서 21일까지 전 세계 3,557명이 사겠다고 신청해 왔다. 이렇게 주문받은 물량이 2주만에 52만달러(약 6억원)다. 21일 만난 그는 “아직 펀딩 기간이 30일 가량 남아 있어 1만명 이상 살 것으로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미국 디자인 명문 시카고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장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던 중 충전기를 콘센트에 연결해 쓰는 게 불편해 무선 배터리를 먼저 생각했다. 마침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아이디어만 갖고 오라’는 광고를 우연히 보고 2013년 5월 입교했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한 장 대표가 충전기를 만드는 일은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충전기와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를 찾아가 일을 배웠다. 핵심부품인 트랜지스터를 소형화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 심지어 사기를 당할 뻔 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업체에서 얇은 트랜지스터를 찾았다고 연락이 왔는데 검증 과정에서 휴대폰 충전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당시 기술로 5~7㎜ 얇은 충전기를 만들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마케팅, 홍보, 개발을 혼자 해내고 있는 1인 기업가인 장 대표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존재는 같은 처지인 청년창업사관학교 동기들이었다. 그는 “태양광 패널 등 부속품을 구하고 개발 후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그때 현업에 있는 동기들이 어느 업체가 좋은 지 알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좌우명처럼 조 대표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마음 편하게 접근하자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해시계의 원리를 이용해 햇빛을 수직으로 받도록 만든 첫 제품 ‘솔라레이드’를 개발했고, 킥스타터에 올려 매출 8,000만원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다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는 “조급하거나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꼼꼼히 따져 보지 않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니 한발 느긋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