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용한 스마트폰 충전기
시제품 홍보 동영상으로 6억 선주문
핵심 부품 소형화 땐 사기당할 뻔
장성은(32) 놀라디자인 대표가 만든 스마트폰 충전기 ‘솔라페이퍼’는 독특한 제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충전한다.
1개 용량 당 2.5W인 패널을 자석으로 최대 4개까지 연결해 태양광을 흡수한다. 따라서 주변에 마땅한 충전 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햇볕만 있다면 USB 케이블을 연결해 소형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휴대할 때는 패널을 접어서 A4용지 4분의 1 크기로 줄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장 대표가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지난 8일 시제품 홍보 동영상을 올리고 나서 21일까지 전 세계 3,557명이 사겠다고 신청해 왔다. 이렇게 주문받은 물량이 2주만에 52만달러(약 6억원)다. 21일 만난 그는 “아직 펀딩 기간이 30일 가량 남아 있어 1만명 이상 살 것으로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미국 디자인 명문 시카고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장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던 중 충전기를 콘센트에 연결해 쓰는 게 불편해 무선 배터리를 먼저 생각했다. 마침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아이디어만 갖고 오라’는 광고를 우연히 보고 2013년 5월 입교했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한 장 대표가 충전기를 만드는 일은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충전기와 배터리를 만드는 업체를 찾아가 일을 배웠다. 핵심부품인 트랜지스터를 소형화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 심지어 사기를 당할 뻔 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업체에서 얇은 트랜지스터를 찾았다고 연락이 왔는데 검증 과정에서 휴대폰 충전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당시 기술로 5~7㎜ 얇은 충전기를 만들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마케팅, 홍보, 개발을 혼자 해내고 있는 1인 기업가인 장 대표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존재는 같은 처지인 청년창업사관학교 동기들이었다. 그는 “태양광 패널 등 부속품을 구하고 개발 후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그때 현업에 있는 동기들이 어느 업체가 좋은 지 알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좌우명처럼 조 대표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마음 편하게 접근하자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해시계의 원리를 이용해 햇빛을 수직으로 받도록 만든 첫 제품 ‘솔라레이드’를 개발했고, 킥스타터에 올려 매출 8,000만원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다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는 “조급하거나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꼼꼼히 따져 보지 않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니 한발 느긋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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