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친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합병 후 첫 행선지로 대구,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찾았다. 삼성은 지난해 9월, 12월 대구와 경북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각각 출범시켰다.
이번 합병과정에 여러 기업과 소액주주들의 도움을 크게 받은 만큼 앞으로 지역 및 중소기업과 함께 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이 부회장은 “기업과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삼위일체가 돼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며 “경북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포함해 우리나라 창조경제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이 부회장은 경북 구미의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관리시스템(MES),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공정자동화, 지능형 초정밀가공 등을 접목해 기존 제조업 분야의 혁신을 도모한 공장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5년간 3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씨랩(C-Lab) 벤처기업들의 운영 현황과 지원 방안을 확인했다. 우수 창업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은 공모전을 통해 뽑은 창업 기대주들에게 연구개발, 투자와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 말까지 옛 제일모직 부지에 900억원을 들여 복합 경제단지도 만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미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출발점, 대구는 앞으로 있을 창업의 기반 도시”라며 “그런 점에서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재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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