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학원 밀집 지역에 석면 경고등이 켜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행복중심동북생활협동조합은 지난 13~15일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27개 건물을 대상으로 석면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일대 석면 자재 파손 부위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건물에서 석면 자재가 훼손된 부위는 지난해 2,042개보다 2.4배 증가한 4,908개 발견됐다. 건물당 파손된 평균 석면자재 개수도 182개로 일반 상가건물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석면 자재로 된 천장과 입간판, 통신ㆍ전등 시설을 탈ㆍ부착하는 과정에서 파손 부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축 자재로 주로 쓰이는 석면은 소량의 입자라도 폐로 들어갈 경우 악성중피종 등 치명적인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석면 자재에 구멍이 나거나 자재가 부러지면 석면 가루가 흩어지는 ‘비산’ 현상이 생긴다. 방학을 맞아 파손된 석면 자재가 많아진 학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석면을 흡입할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 셈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학원은 환경보건상 중요도가 큰 민간영역인데 석면 문제의 위험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재한 학원건물은 한 군데도 없었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은 학원가 일대를 비석면 안전지대로 만드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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