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의 부친인 필리포스 2세의 유골이 기존에 알려진 무덤이 아닌 다른 곳에 안치되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리스 북부 베르기나 지역의 세 왕릉 중에서 왕릉2에 필리포스 2세의 유골이 안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왕릉1에서 그의 다리뼈가 발견된 것이다. 이 다리뼈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필리포스 2세가 기원전 336년 심한 다리부상을 입어 절뚝거렸다는 사료의 내용과 일치한다.
왕릉 1에서는 이뿐 아니라 18세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과 신생아의 유골도 함께 발견되었다. 학자들은 이를 각각 필리포스 2세의 또 다른 아내인 클레오파트라 유리디스와 그의 딸로 보고 있다. 필리포스 2세는 알렉산더 대왕의 친모인 올림피아스 외에도 아내가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클레오파트라였다. 필리포스 2세의 암살 이후 올림피아스는 알렉산더 대왕의 왕위 계승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고,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자식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 필리포스 2세는 마케도니아의 기초를 다진 왕으로 북부 그리스를 장악했으나, 왕가의 내분에 의해 암살되었다.
1977년과 1978년 왕릉1과 2에서 남성의 유골이 발굴되었고, 이후 학자들은 왕릉 2의 유골을 필리포스 왕의 것으로 추정, 이를 줄곧 ‘필리포스 왕릉’이라 일컬어왔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학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학설을 주장해왔던 일부 학자들은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 추가검증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결론을 완전히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민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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