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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트럼프·샌더스 검증 본격화

입력
2015.07.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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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매케인 상반된 행적 조명

총기협 도움받은 샌더스도 도마에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버니 샌더스.
버니 샌더스.

미국 대선에서 각각 공화ㆍ민주당 후보로 예상 밖의 선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 대한 미 언론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군소 후보로 분류됐던 두 후보의 약진에 과거 행적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통해 실제 역량을 점검하려는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본격 검증 과정에서 두 후보의 치부나 약점이 드러나 자연스레 도태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트럼프 후보가 전날 마감된 여론조사에서 24% 지지율로 공화당 잠룡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고 전하면서도, 트럼프와 매케인 상원의원의 상반된 행적을 조명한 기획기사를 동시에 내보냈다.

이 신문은 기획기사에서 트럼프가 ‘적에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고 비난한 매케인 의원이 베트남 감옥에서 고초를 겪을 때 트럼프는 징집을 피하려고 대학에 다녔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가 리무진을 타고 맨해튼에서 투자 부동산을 물색할 때 매케인은 포로 심문에서 아버지가 해군 제독이라는 사실이 들통나지 않도록 몸부림쳤다고 비교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강한 진보성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샌더스 의원도 1991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될 때 보수진영의 대표 이익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 도움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NRA는 당시에도 공화당을 지지했으나, 버몬트주에서는 공화당의 피터 스미스 의원이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샌더스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논리로 NRA 낙점을 받은 샌더스는 ▦1991년 권총 구입에 앞서 일주일간 대기 기간을 요구하는 법안 ▦1993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에서 반신불수가 된 백악관 공보비서 제임스 브래디의 이름을 딴 총기규제 법안에도 반대했다. 당시 샌더스 의원에게 패배했던 스미스 전 의원 측의 주디 셰일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샌더스는 내가 만난 가장 능수능란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회고했다.

미국 정치 분석가들은 본격 검증이 시작된 만큼 두 후보의 지지율 거품이 곧 꺼질 것으로 전망했다. WP의 댄 발즈 대기자는 “트럼프가 매케인 의원을 공격하는 등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다”며 “미국 유권자들이 실체를 알게 되면서 곧 지지율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WP는 “1위를 차지한 이번 조사에서도 매케인 의원을 공격한 이후 진행된 응답자 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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