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29일 한국 등 190개국 출시
개인 사용자에 1년간 무료 제공
모바일 시장 열세 만회 승부수
소프트웨어 왕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 차게 개발한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10’이 29일 전 세계 190개국에 공식 출시된다. 여기 맞춰 MS는 20일부터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홍보 등 윈도10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윈도10은 MS가 많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OS다. 그만큼 MS의 기대가 크다. 비단 MS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밀려 날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컴퓨터(PC) 업계도 MS 못지 않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 개인 이용자들에게 무료 제공되는 윈도10
MS는 윈도8.1의 다음 버전을 불과 3년 만에 내놓으면서 윈도9를 건너 뛴 채 윈도10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그만큼 MS는 애플, 구글에 내준 정보기술(IT) 업계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 윈도10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가장 큰 변화는 윈도7이나 윈도8, 윈도 8.1 등 이전 윈도 이용자들에게 1년 간 윈도10으로 무료 갱신(업그레이드)해주는 파격적인 정책이다. 직전 버전인 윈도8.1의 경우 업그레이드하려면 17만2,000원~31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여기에 MS는 불법 복제한 윈도 역시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갱신을 해도 불법 상태는 유지된다. 단, 윈도 7 엔터프라이즈와 윈도8ㆍ8.1 엔터프라이즈, 윈도우 RTㆍRT 8.1 등 기업용 제품은 무료 갱신에서 제외된다.
윈도10은 어떤 기기에서든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MS의 첫 통합형 OS다. 즉, PC와 태블릿PC, 스마트폰, 게임기(엑스박스) 등에서 모두 동일한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기기를 바꾸면 거기 맞춰 OS를 해당 기기에 더 적합한 모습으로 구현한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는 윈도에서 작업하던 내용을 다른 종류의 기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다. 개발자도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PC용, 모바일용을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 이 같은 기기간 연결성은 세계 최대 IT기업인 애플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 음성 비서 들어가고, 익스플로러 사라지고
윈도10을 대표하는 기능인 음성비서 서비스 ‘코타나’도 애플 ‘시리’와 닮았다. MS가 ‘개인 디지털 비서’라고 칭하는 코타나는 자판 대신 음성으로 필요한 것을 검색하는 기능이다. 기기를 이용하다가 “안녕, 코타나(Hello, Cortana)”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실행된다. 예를 들어 이메일 수신함에 예약한 항공권이 담겨있을 경우 “해당 항공편의 출발 시간이 변경되지 않았는지 확인해 달라”고 말하면 인터넷에 연결해 검색한 결과를 음성과 문자 또는 홈페이지 창으로 보여준다. 코타나는 윈도10뿐만 아니라 iOS와 안드로이드에서도 구동된다. 단 한국어는 당분간 지원되지 않는다.
여기에 MS가 인터넷 접속용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로 통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버리고 새롭게 선보이는 브라우저 ‘엣지’도 눈에 띈다. MS가 ‘스파르탄’이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개발해 온 엣지는 기존 익스플로러보다 가볍고 호환성이 좋다. 이용자환경도 보다 간편하게 바꿔 PC보다 모바일에 최적화했다.
그러나 엣지는 액티브엑스를 지원하지 않아 전자상거래 등 국내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이 경우 엣지 대신 익스플로러 11을 계속 이용하면 된다.
● 생체인식 보안 기능 추가
이전 윈도에서 지적됐던 문제점들도 개선했다. 특히 윈도8에서 없애버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윈도8.1에 다시 살려낸 ‘시작’ 단추를 윈도10에도 적용했다. 또 윈도에 로그인할 때 비밀번호 대신 지문이나 홍채, 얼굴 생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보안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MS의 극적인 변신은 PC에 비해 열세인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3년 기준 MS 윈도의 시장 점유율은 PC에서 89.5%에 이르는 반면 스마트폰(3.3%)과 태블릿(3.5%) 시장에서 현저히 떨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MS가 윈도10의 무료 업그레이드 지원에 약 5억달러(5,450억원)를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MS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PC업체 관계자는 “OS의 변화로 PC 이용자를 늘리기는 힘들겠지만 이탈을 최소화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윈도10의 성공 여부에 따라 PC업계의 성장도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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