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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은 없다… 위기 견딜 만큼만 사업 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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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은 없다… 위기 견딜 만큼만 사업 벌려라"

입력
2015.07.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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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퇴사 후 미국 언니 집 갔다 조카들에게 불편한 쇼파 보고 결심

품질 중시 소비자 덕에 매출 호조, 유아용 구두로 中 진출했다 실패도

윤정혜 허니듀래빗 대표가 직접 개발한 유아용 쇼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윤정혜 허니듀래빗 대표가 직접 개발한 유아용 쇼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미엄 아동용 쇼파 전문제작업체 ‘허니듀래빗’의 윤정혜(33)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아동용 쇼파를 개발해 크게 성공했다. 커다란 토끼 귀 모양의 등받이가 인상적인 이 쇼파는 어른들이 앉아도 끄떡없을 만큼 견고하다. 그는 “아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고품질로 만들었다”며 “가격이 30만원대, 50만원대로 싸지 않지만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덕분에 지난해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세계화를 겨냥하고 개발한 제품은 우연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윤 대표는 3년 전 우연히 창업 아이템으로 쇼파를 발견했다.

대학 졸업 후 조명회사에서 6년 여간 일하다 출산·육아 때문에 2011년 5월 퇴사하고 미국에 사는 언니를 찾아갔다. 거기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유아용 쇼파였다. 7세, 2세인 조카들은 ‘포터리 반’이라는 현지 유명업체가 제작한 쇼파에 앉으면 구부정한 자세를 취했다. 푹 꺼지거나 좌우로 많이 벌어지고 등받이도 뒤로 지나치게 젖혀졌기 때문이다. 또 편리한 배송을 위해 조립식으로 만들어서 지지력도 약했다. 그는 “쇼파를 산 언니가 다시는 사고 싶어하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제품”이라며 “국내에서도 엄마로서 아이에게 사주고 싶은 쇼파가 없어 직접 개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하얀 멜론(허니듀) 껍질을 머리에 뒤집어 쓴 토끼(래빗)’라는 뜻의 상표를 등록했다. 이후 우연히 방송을 보고 알게 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가 제품을 만들었다. 시제품을 수십 번 보완해 만든 제품을 밀라노 등 해외가구전시회에 직접 출품해 마케팅과 홍보를 일사천리로 해냈다. 모두 회사에서 실전경험을 쌓았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윤 대표는 지난해 거래처에서 ‘중국에 영·유아용 프리미엄 신발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한국 업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아용 구두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그는 “중국 보다 10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차별점이 없는 제품이 나왔다”며 “한창 영업망 확충이 중요한 시기에 엉뚱한 일을 벌여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고 털어놨다. 경험으로 교훈을 얻은 그는 “대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항상 위기라는 생각을 갖고 위기를 감당할 정도로만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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