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최대 3조원의 손실을 입은 대우조선해양이 감원과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는 2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담화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부실원인과 구조조정 계획을 직접 설명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내부실사를 거쳐 회계원칙에 따라 파악한 결과 그 동안 생각해온 대우조선해양 모습과는 현저히 달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가장 큰 부실원인으로 수주한 프로젝트의 원가가 실제 건조과정에서 크게 늘어나면서 당초 예상한 예산을 초과했던 점을 꼽았다. 정 대표는 “설계와 조달을 망라한 EPC공사 등 미경험 프로젝트들을 대거 건조하면서 설계와 공정상 오류가 많았고, 기존에 건조했던 유사 프로젝트 실적을 기준으로 추정했던 예산이 우리 의욕만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력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숙련 작업자의 낮은 생산성도 원가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정 대표는 또 “선박을 인도하고도 못 받은 장기매출채권 가운데 일부는 회수가 어렵다는 사실을 상당수 확인했으며, 해외 조선소나 풍력사업 등 자회사 손실이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파악된 손실을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위기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하고,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도 뒤따를 전망이다. 정 대표는 “고용불안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재배치, 순환보직 등 질적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며 “체질개선과 조직기강을 바로 세워 최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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