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과 출입문 10개 모두 개방
의료진 물품 옮기며 진료준비 분주
상가들 영업 재개 "매출 회복 기대"
신규환자 없어 내달 종식 선언 전망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부분폐쇄된 지 37일만에 재개원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부분폐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응급실 앞 흰 차벽이 사라졌고, 4개만 열려있던 출입문도 10개 모두 개방됐다. 그 동안 출입문 앞에서 내원객들의 통행을 엄격히 제한했던 안내원들도 사라졌고, 내원객들은 의료진으로부터 발열체크를 받은 뒤 자유롭게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병원을 찾는 차량 수도 늘었다. 선별진료소로 운영 중인 1번 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주차장이 모두 재개방됐고, 30여대의 차량이 아침 일찍부터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다. 폐쇄기간 중 1~3대에 불과했던 대기 택시도 이날 다시 10여대로 늘어나 방문객들을 실어 날랐다.
병원 내부에서는 의료진이 진료 준비로 분주했다. 폐쇄 기간 격리병실 설치 때문에 별관 직원식당에 옮겨두었던 침구류와 물품을 다시 병실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물품을 운반하던 한 간호사는 “오늘 중으로 진료 재개에 필요한 기본적인 준비를 모두 끝낼 것”이라며 “한 달 넘게 고생했던 동료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진료를 위해 대기 중이던 내원객들도 진료 재개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폐쇄 기간에도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을 다녀갔다는 최모(43ㆍ여)씨는 “3주전 병원에 왔을 때와 비교해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대기자를 위한 의자가 치워졌었는데 모두 원래 위치로 돌아왔고, 본관 입구 카페도 영업을 하는 등 병원의 편의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을 닫았던 병원 내부 10여개 상가도 영업을 재개했고, 개점휴업 상태였던 인근 상인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병원 내 편의점 관계자는 “폐쇄기간 중에는 오전 10시까지 대략 손님 수가 100여명 정도였는데 오늘은 200명 이상 다녀갔다”고 말했다. 병원 인근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상인 역시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폐쇄 이전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이 폐쇄 이전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당분간 재진 환자에 한해서만 진료를 하고 신규외래 환자는 내부 준비가 완벽히 끝난 8월3일부터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후5시 현재 내원 환자는 폐쇄 이전의 20% 수준인 1,31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병원 관계자는 “이날 신규 입원 환자도 29명이 추가돼 병원의 입원 환자 수는 총 344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르스 신규 환자는 이날까지 15일째 발생하지 않아 환자수는 186명을 유지했다. 사망자도 9일째 36명에 머물고 있다. 격리자도 22명으로 줄어 추가 변수가 없으면 다음달 중순쯤 메르스 종식 선언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14명이며, 이중 3명의 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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