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저작권협회 소속 100여명
"문체부 성급한 판단 철회해야"
지난해 설립된 저작권 신탁 단체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이하 함저협)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배경음악의 방송사용료를 일반음악과 같은 수준으로 올리기로 해 음악 창작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배경음악을 만드는 해외 음원저작권자와 수입업체들에게 방송사용료를 몰아주게 된다는 이유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소속 작사ㆍ작곡가들은 20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체부의 성급한 판단으로 국내 음악계의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이나 미래 예측 없이 승인된 이번 개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음저협에 따르면 배경음악의 음원 47%가 외국에서 수입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중현 윤종신 김형석 주영훈 윤일상 박학기 김이나 등 100여명의 음악 창작자들이 참석했다.
문체부는 4월 일반음악과 배경음악 구분 없이 방송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분배하겠다는 함저협의 규정 개정을 승인했다. 현재 음악 방송사용료는 방송사가 매출의 일정 비율을 뗀 뒤 두 저작권단체의 음악 사용 비율에 따라 지급하면 각 단체가 규정에 따라 회원들에게 분배한다. 음저협은 주제음악, 배경음악, 시그널음악 등에 대해서는 일반음악의 2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의 사용료를 분배해왔다. 그러나 함저협이 규정을 바꾸면서 음저협 소속 음악 수입업체들이 하나둘 탈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박학기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아무런 의견도 묻지 않고 문체부가 배경음악 수입업자의 뜻을 들어준 것”이라며 “즉각 무효화하고 공청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절차에 문제가 없어 저작권 단체의 규정 변경을 막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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