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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서 기지개 켠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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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서 기지개 켠 전지현

입력
2015.07.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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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표현하는 연기가 좋아

꾸준한 운동 덕에 '액션 여배우'로

결혼 후 말도 행동도 편안해졌다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지현은 변함 없는 미모를 과시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지현은 변함 없는 미모를 과시했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흥행실패배우. 전지현(34)에게 한 때 꼬리표처럼 따라 붙던 평가였다. 2003년 ‘4인용 식탁’을 시작으로 ‘데이지’(2006), ‘슈퍼맨이었던 사나이’(2008), ‘블러드’(2009), ‘설화와 비밀의 부채’(2011)까지. ‘엽기적인 그녀’(2001) 이후 출연한 영화가 줄줄이 빛을 보지 못한 탓이다. 충무로에선 ‘전지현의 잃어버린 10년’이란 말까지 돌았다.

전지현이 배우로서 긴 어둠의 터널을 나온 건 예니콜을 만나면서다. ‘도둑들’(2012)에서 화려한 ‘CF여신’은 없었다. 전지현은 입만 열면 욕설을 내뱉는 줄타기 전문 도둑 역을 능숙하게 소화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 최동훈 감독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전지현은 “난 캐릭터가 강한 작품이 잘 맞는데 최 감독의 작품이 그렇다”며 “‘도둑들’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시각이 정말 비슷해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을 정도”라고 말했다. 2년 후 전지현은 다시 최 감독의 ‘암살’을 택했다. “최 감독의 뮤즈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전지현의 농담이다. 전지현과 최 감독의 만남은 1990년대 후반 ‘CF스타’로 살던 김남주가 박지은 작가를 만나 ‘내조의 여왕’(2009),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을 통해 배우로 제 옷을 찾은 것과 묘하게 닮았다.

역시 한류스타였다. 영화 '암살'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전지현의 20일 인터뷰 현장에는 경호원들까지 배치됐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한류의 중심에서 빗겨나 있었는데 '별에서 온 그대'로 큰 사랑을 받아 배우로서 또 다른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역시 한류스타였다. 영화 '암살'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전지현의 20일 인터뷰 현장에는 경호원들까지 배치됐다.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한류의 중심에서 빗겨나 있었는데 '별에서 온 그대'로 큰 사랑을 받아 배우로서 또 다른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22일 개봉할 ‘암살’에서 전지현이 맡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은 ‘도둑들’처럼 액션에 방점을 둔 캐릭터다. “몸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클로즈업보다 전신 연기를 할 때 더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다”는 자평만큼 전지현을 돋보이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그녀는 ‘암살’에서 5㎏의 장총을 들고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며 총격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전지현이 하지원과 함께 액션에 능한 여배우로 꼽히는 비결은 “꾸준한 운동”이었다. “‘블러드’에 출연하며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 이후 7년 동한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몸에 긴장을 준 덕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10년이나 드린 어둠을 걷어낼 수 있었던 데에는 최 감독 덕이 있지만 전지현의 뚝심도 한몫 했다. 김민수 CJ E&M 캐스팅팀 과장은 “청춘스타들이 한동안 작품이 안 되면 위축돼 작품 선택을 잘 못하고 생활연기자로 변하곤 하는데 전지현은 작품이 잘 안 될 때도 자신의 페이스에서 흔들리지 않아 스타성을 지킨 배우”라고 봤다. 정작 전지현은 “(작품이 안 됐을 때) 위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도둑들’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전의 작품들은 내가 20대 중후반 때 했던 것들이잖아요. 내가 그 때 배우를 은퇴하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평생할거라 생각했기에 조급해하지 않았어요.” 거꾸로 ‘암살’ 흥행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언제부터 흥행배우였다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장부’가 따로 없었다.

실제로 전지현은 결혼 후 훨씬 느긋해진 모습이다. 2012년 외국계 은행원과 결혼한 전지현은 “여배우로 살면서 주의해야 할 일들이 결혼 후 많이 사라졌고 나도 말과 행동이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이제 전지현의 나이도 삼십 대 중반. ‘전지현=블록버스터’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전지현은 “돌아보니 연기만큼 미쳐서 집중한 일이 없더라”며 “특별한 변신에 대한 조바심은 없고 나이가 들면 같은 걸 표현하더라고 깊이가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고 또 한번 여유를 보였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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