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예술지원액, 전년 대비 1.1%상승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규모가 1,772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화예술지원금의 절반 이상이 예술계에 직접 주어지기보다는 기업의 자체 시설 운영에 사용되고 있어 기업 후원에 관한 예술계의 실제 체감치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메세나협회가 올해 3~5월 매출액 및 자산총계 기준 500대 기업 771개사(응답률 59.4% 45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 금액은 1,771억8,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지원 총액은 1,034억4,900만원, 문화재단의 지원 규모는 737억3,600만원이었다.
분야별 지원 금액은 인프라 지원이 989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 클래식(204억9,500만원), 미술ㆍ전시(126억9,500만원), 문화예술교육(107억1,900만원) 순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기업이 설립한 미술관 공연장에서 기획 전시나 공연을 하는 것처럼, 인프라에 지원하는 게 전체 문화예술 지원액의 56%”라며 “대부분 지원이 기업의 자체 시설 운영에 사용돼, 실제 예술계의 체감치는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전체 지원금 중 문화재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4.7%에서 2012년 40.6%, 2014년 41.6%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대부분의 문화재단이 출연기업에서 설립한 문화시설 운영에 주력하고 있어 인프라 분야의 지원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각종 악재로 고사(枯死) 위기에 몰려 있는 예술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보다 과감한 직접지원이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지원 주체별로는 기업 부문에서는 서울과 논산, 춘천에서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는 KT&G가, 문화재단 부문은 리움 호암미술관 플라토 등 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이 가장 많은 지원액을 낸 것으로 기록됐다. 이어 현대중공업,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이상 기업부문)와 LG연암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두산연강재단, GS칼텍스재단(이상 문화재단 부문)이 지원금 규모 2~5위를 기록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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