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 구자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프로'의 세계에서 '연봉'은 많은 것을 말해주지만 성적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팀 전체로 놓고 봐도 그렇고, 선수 개인으로 들어가도 그렇다. 팀의 기대치가 담겨 있는 연봉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아쉽겠지만, 반대로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다는 건 더 짜릿한 일이다. 2015 KBO리그 전반기에 각 팀과 선수들은 '몸값'에 얼마나 걸맞은 성적을 냈을까.

◇팀 성적? 연봉과는 상관없다
<p style="margin-left: 5pt;">전반기 팀 성적과 평균 연봉의 순위가 일치하는 구단은 10개 팀 중 삼성뿐이다. 두 부문 모두 1위이다. 삼성은 2015 연봉 총액 87억3,200만원, 평균 연봉 1억5,876만원으로 1위이다. 최근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선수단의 몸값도 함께 올랐다.
팀 연봉으로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가장 높은 팀은 단연 NC다. NC는 평균 연봉 8,350만원으로 9위에 해당한다. 연차가 낮은 선수들이 많아 연봉도 그만큼 낮다. 하지만 성적은 그렇지 않다. NC는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 다툼을 하며 매서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연봉 2위(1억3,981만원) 한화는 5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몇 년간 대형 FA(프리 에이전트)를 영입하며 평균 연봉도 껑충 뛰어 올랐다. 연봉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순위에 머물러 있는 팀은 LG다. 평균 연봉 1억1,396만원으로 3위에 올라 있지만 올해 고전을 거듭하며 성적은 9위에 그치고 있다.

▲ SK 최정
◇저비용-고효율, 고비용-저효율?
올해 '저비용-고효율' 선수를 꼽는다면 삼성 구자욱(22)이 가장 돋보인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구자욱은 타율 0.329에 9홈런을 기록 중이다. 4개의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막아냈다. '슈퍼' 활약을 펼치고 있는 구자욱의 연봉은 프로야구 최저인 2,700만원이다. 규정타석에 든 51명의 타자들 중 유일한 최저 연봉 계약자이기도 하다.
투수 쪽에서는 베테랑 손민한(40)을 빼놓을 수 없다. 연봉 1억2,000만원의 손민한은 올 시즌 13경기에 나와 8승4패 평균자책점 3.80을 찍고 있다. 올해 6승 이상을 올린 23명의 투수들 중 그의 연봉은 가장 낮다. 연봉 10억원으로 투수 최고인 두산 장원준(9승5패)와 단 1승 차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손민한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운 이들도 있다. 지난 시즌 뒤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한 SK 최정(28)은 유독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51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271, 10홈런 33타점에 머물고 있다. 우리가 알던 '소년장사' 최정의 모습이 아니다. 팀내 최고 연봉이자 타자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연봉 10억원에 어울리는 성적도 아니다. 연봉 8억원으로 타자 5위에 해당하는 LG 이병규(등번호 9)는 부상 여파로 지난 5월19일 넥센전을 마지막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FA 투수 듀오의 활약이 아쉽기만 하다. 배영수(34)와 송은범(31)은 각각 5억5,000만원, 4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하다. 배영수는 16경기에 나와 3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0에 그쳤다. 송은범은 올해 15경기에 등판해 1승5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 중이다. 롯데 정대현(37)은 연봉이 5억원이지만 올 시즌 아직까지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외인들도, 연봉을 믿지 마세요
성적이 '몸값'순은 아니라는 건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을 함께 출발한 31명의 외국인 선수들 중 이미 8명이 팀을 떠났다.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어야 했던 이들 중에는 '고액 연봉자'도 속해 있다. NC 찰리와 LG 한나한은 각각 연봉 100만 달러를 받는 '귀한 몸'이었지만 부진과 부상으로 모두 웨이버 공시됐다. 반면 100만 달러를 받는 NC 테임즈는 올 시즌 공격 전 부문에 걸쳐 1위 다툼을 벌이며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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