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팀별 300억~400억 원에 달한다. 규모가 크고 시장이 방대한 국내 제1의 프로스포츠인 만큼 소요되는 경비도 매머드급이다.
운영비 가운데 장비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2%를 차지한다. 그 중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되는 항목은 공이다. 글러브나 배트 등은 고가이지만 한 번 구입하면 꾸준히 사용하는 반면 야구공은 매 경기 후 연습구로 처분하는 일회용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단일화하기로 한 프로야구 공인구는 올 시즌 10개 구단에서 총 4군데 제조사(빅라인스포츠, 스카이라인, 아이엘비, 에이치앤디)의 공을 사용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괄 계약 단가는 개당 5,750원이다.
그렇다면 한 경기에 사용하는 공은 얼마나 될까. 한 팀 투수들은 평균적으로 한 경기에 약 150개의 공을 던진다. 두 팀 합해 총 300개 정도의 투구가 이뤄진다. 1회 초부터 9회 말까지 18이닝으로 나누면 한 회당 16~17개의 투구가 나온다. 상황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지만 한 팀의 1이닝 수비 때 공은 보통 5개 정도가 소요된다. 9회까지 양 팀 합해 약 90개가 사용되는 셈이다. 경기 시작 전에 투수와 야수들의 연습용으로 사용하는 공을 합치면 100개가 훌쩍 넘는다.
김재환 LG 운영팀 장비담당 과장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100개에서 110개 정도의 공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57만5,000원에서 63만2,500원이다. 100개씩만 잡아도 팀당 한 시즌(홈 72경기) 동안 4,140만원어치의 공을 쓰는 것이며, KBO리그 전체로 환산하면 10개 구단이니 공 값으로만 4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셈이다.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장전에라도 돌입하면 당연히 훨씬 더 많은 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유난히 파울타구가 많이 나오거나, 양 팀이 난타전을 벌이는 날에는 150개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김재환 과장은 "비가 오는 날에도 투수들이 공을 자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양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경기장에서 쓰는 최소 사용량만을 계량화한 것이고 실제 각 구단은 한해 공인구 구입비로 약 2억5,000만원씩을 쓴다. 연간 총 25억원 정도의 시장이다. 예비용을 포함해 경기에 투입되는 것 외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놓기 위해서다.
한 번 쓴 공인구의 생명은 그대로 끝이 난다. 김 과장은 "시합구는 보통 다음 경기에 앞서 연습구로 재활용한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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