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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dapting A Good Accent 좋은 억양으로 말하기

입력
2015.07.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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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어느 십대에게 ‘color’와 ‘colour’의 차이를 물었다. 그는 Color는 ‘16 bit 컬러’이고 colour는 ‘True Colour’라고 대답했다. 모니터 해상도 단위에서의 16 bit color는 6만5,536 color이고 32-bit color는 10억 이상의 색을 표현하는 것인데, 영국식 표기인 ‘colour’에는 u가 하나 붙어 자연색에 더 가깝다는 농담식 대답을 한 것이다. 캐나다 Call Center 직원은 매일 세계인의 영어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데 자신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strong accent로 말하는 사람이나 튀는 발음, 유별난 발음이 눈길을 끈다고 한다. 물론 반은 농담이고 반은 현실적인 고백이다.

동부 Boston 사람이 서부 Seattle을 방문하여 몇 마디만 해도 현지인들은 고개를 들고 특이한 발음에 주목한다. 그러나 LA 시민이 Boston을 방문하여 영어를 말하면 Boston 지역민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묻히게 되는데 이런 비교를 해보면 당연히 Boston accent가 strong한 것임을 알 수 있다. ‘Everybody has an accent’라는 말처럼 완벽한 발음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대안으로 중립 발음이나 튀지 않는 발음을 모색하게 된다. 원어민이라도 세계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발음이 원만해지는데 이를 두고 ‘flat accent’ ‘flexible accent’ ‘anonymous English’라고도 말한다. 여행지를 다닐수록 ‘통하는 발음’이나 ‘알아듣기 쉬운 발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투리가 유독 많은 영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취직 면접을 위해 발음 연습을 하는데 구직자의 20%가 상류층의 억양인 ‘posh accent’를 연습해 간다고 한다. 자신의 발음이 이상하게 들릴까 염려하는 것이다. 반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자신의 억양을 바꾸려는 사람이 2%도 안 될 정도로 발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고 한다. 매년 영국 여왕의 크리스마스 연설을 듣다 보면 London이나 남부 남동부 발음인 Estuary English 억양이 짙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 표준이라고 하는 ‘General American’처럼 최근 영국의 비공식 표준이 되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영국에서 ‘BBC발음’이라는 RP억양이나 London의 동부 억양 ‘cockney’가 더 대중적이었지만 점점 퇴색되어 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어느 영어, 어느 발음이 좋을까 하는 의구심과 궁금증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사람들 못지 않게 원어민 사이에서도 커다란 관심거리로 발전했다. 원어민 입에서 ‘나는 시골 출신인데 해외 여행을 하면 내 발음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까요’ 같은 질문도 나오고 있다. 사투리나 지역 특색의 발음은 언어를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지만 나의 억양이 남에게 부담 없이 들리게 발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그 모델은 가장 대중적이고 중립적인 발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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