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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쩐의 전쟁' 앰부시 마케팅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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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쩐의 전쟁' 앰부시 마케팅의 비밀

입력
2015.07.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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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번개' 우사인 볼트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9초69의 당시 세계신기록을 세운 후 카메라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육상화를 들어 보였다. 개인 후원사 퓨마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앰부시(Ambushing•매복) 마케팅'의 일종이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상표, 광고 문구 등을 이용해 대회와 관련된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줘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주로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에서 이뤄진다. 소규모 이벤트의 경우 홍보효과가 미미해 기업들은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앰부시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4년 LA올림픽이었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앞서 후지필름과 공식 후원 계약을 했다. 그러나 이미지 제고 효과와 수익의 상당수는 경쟁사인 코닥이 가져갔다. 코닥은 중계 방송사와 후원을 맺어 자사 로고 노출 빈도를 높였다.

성공사례는 국내에도 많다. SK텔레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앰부시 마케팅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사였던 KTF(현 KT)는 '코리아 팀 파이팅(Korea Team Fighting)'이라는 응원 구호를 내세워 자사와 월드컵을 하나로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KTF는 SK텔레콤의 앰부시 마케팅에 일격을 당했다. SK텔레콤은 '붉은 악마가 돼라(Be The Reds)'는 슬로건을 앞세웠다. '스피드011' 광고에 "4,000만이 붉은 악마가 될 때까지 SK텔레콤이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와 YB(윤도현 밴드)의 곡 '오 필승 코리아' 배경 음악, 태극기 장면 등을 집어넣어 '월드컵=붉은 악마=SK텔레콤'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광고는 '스포츠 내셔널리즘(Sports Nationalism)'이 가미되면서 더욱 큰 반향을 일으켰다. SK텔레콤은 앰부시 마케팅을 통해 KTF보다 적은 비용으로 훨씬 강력한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앰부시 마케팅은 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에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가져다 준다. 반대로 주최 측과 후원사에는 골칫거리다. 엠부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로 인해 홍보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IOC 등 스포츠 이벤트 주최 측은 '얌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업들의 행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노력을 쏟는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이마저도 피해간다. IOC라도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까지 통제하지는 못한다. 수영복, 육상화 등은 선수 측이 선택하는 부분이다. 볼트의 세리머리로 퓨마가 부각된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강기두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과거 스포츠 업계는 자사의 우수한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앰부시 마케팅을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악의적인 의도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오로지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강 교수는 "IOC나 국제축구연맹(FIFA) 등은 앰부시 마케팅을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거대사들이 아니면 앰부시 마케팅의 기회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사진=우사인 볼트(공식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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