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국민감독'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인식(68) 감독은 올해 11월 처음 열리는 야구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의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프로야구에서 두 차례 우승(1995년 OB, 2001년 두산)을 이끌고, 국가대표팀에서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등 한국야구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며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김 감독을 지난 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기술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안부 인사에 그는 "건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정말 좋아졌다"고 답했다. 유머와 진지함이 섞인 말투, 그리고 베테랑의 여유와 미소도 여전했다.
◇프리미어 12 사령탑 중책
-6년 만에 대표팀을 다시 이끌게 되셨습니다.
<p style="margin-left: 5pt;">"원래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맡아야 하는 것이지만, 준우승팀 감독까지도 고사를 했다고 한다. 현직 프로야구 감독들은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 자기 팀 보랴 대표팀 보랴 하려면 부담이 많이 가는 게 사실이다. 나 또한 과거에 해보니 부담이 컸다. 구본능 (KBO) 총재가 6월23일 내게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얘기하며 '일주일 정도 생각해 보라'고 했다. 26일에 감독을 맡기로 결정했다."
-부담도 되셨을 텐데요.
"좀 미묘했다. 현재 규칙위원장과 기술위원장으로 KBO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구 총재도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이고, (현직 감독들이 고사했으니) 재야에서 나와야 했기 때문에 '해야겠구나'라고 결심을 했다. 솔직히 대표팀 감독 자리라는 게 후배 감독들에겐 굉장한 위험 부담이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나야 뭐 이 나이에….(웃음) 나도 부담이 크긴 하지만 현역 감독 시절부터 '국가가 부르면 명예로운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다는 게 무거운 책임감도 있지만 어떻게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리미어 12는 어떤 대회입니까.
"미국 메이저리그가 주도하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항해 만든 대회라고 보면 된다.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과 대만은 최정예 멤버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메이저리거들이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9월12일 1차 엔트리가 마감되면 동향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한국-일본-대만 정도만 최고 전력을 꾸리게 될 전망인데요. 이번 대회 성적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까.
"프리미어 12는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한다. 한국은 현재 8위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두 차례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 3위까지 올라간 적도 있는데, 이후 야구월드컵 같은 아마추어 대회에 프로 1.5군 선수들이나 대학 선발이 나가면서 별 성적을 못 냈다. 그런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하면 세계랭킹으로 대진표가 작성된다. 올림픽에서 좀더 유리한 대진을 받으려면 세계랭킹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2006년 신설된 WBC에 처음 나갈 때 심정과 비슷하다."
-미국과 일본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여부가 관심입니다.
<p style="margin-left: 5pt;">"아직 선수들과 접촉을 하지 않았다. 간간이 들려오는 소식만 접할 뿐이다. 선수들 생각이 어떨지, 소속 구단들은 어떻게 할지 앞으로 협의해 나가야 한다. 메이저리그가 불참 선언을 해도 선수 개개인의 참가는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도 이미 대회에 나가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 대표팀에 합류하면 좋지만 선수들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p style="margin-left: 5pt;">-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입니까.
"우선 우리 선수들이 시즌 끝날 때까지 다치지 말아야 한다. 또 국내프로야구 일정에 비로 밀린 경기가 많아 과연 10월 말까지 한국시리즈가 끝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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