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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405' 구자욱, 삼성 1번 타자 악몽도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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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405' 구자욱, 삼성 1번 타자 악몽도 깬다

입력
2015.07.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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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구자욱(22·삼성)이 삼성의 '1번 타자 악몽'을 지워내고 있다. 어디서든 제 몫을 해내는 그가 이제 팀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놓는 중이다.

삼성은 타선이 센 팀이다. 하지만 톱타자 고민은 쉽게 풀지 못했다. 지난해 나바로가 1번 타순을 메우면서 고민이 해결되는 듯 싶었지만 나바로는 올해 톱타자로 나서 타율 0.225에 그쳤다. 홈런은 13개를 기록했지만 공격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 중요한 타순에서 연결이 자주 끊기며 고전했다.

잘 치던 타자도 1번 타순만 들어가면 난조를 보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나바로 대신 박해민을 톱타자로 투입했지만 그 역시 1번 자리에 서자 타율 0.147로 뚝 떨어졌다. 주로 2번 타순에 들어서던 박한이는 톱타자로 타율 0.239를 기록하다가 주루 도중 갈비뼈 부상을 입고 엔트리에서 빠졌다.

구자욱에게 기회가 왔다. 그는 올해 1번으로 들어서 타율 0.405로 펄펄 날고 있다. 1번에서 연결이 자꾸 끊겨져 타선의 힘이 떨어지던 고민도 자연스럽게 해결돼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박한이가 복귀하더라도 1번 타자는 구자욱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구자욱에 대한 믿음을 내보였다.

구자욱은 "선수들과 (1번 타자 슬럼프에 대해) 장난 삼아 이야기를 하긴 했다. 하지만 결국 자기 능력에 따라 달린 것 아닌가. 1번 타자라고 크게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고 있다"고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출루에만 신경을 쓰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야구를 펼쳐나가는 중이다.

그는 "부담이 조금 되긴 하지만 1번 타자라서 먼저 나가고, 준비를 빨리 하는 것 말고는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다"며 "볼을 더 보려고 초구를 안 치고 기다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상대 투수나 상황에 따라 공을 기다리긴 하지만 좋은 공이 오면 기다리지 않고 친다"고 설명했다. 보통 신인 타자들이 초반 활약하다가도 상대팀에 전력 분석을 당하고 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구자욱은 최근 타격폼까지 수정하면서 큰 위기 없이 1군에서의 첫 시즌을 치러내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처음엔 전혀 못했다. 하지만 지금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1군에서 보내는 첫 시즌을 돌아봤다. 더 좋아지고 싶은 생각뿐이다. 구자욱은 "초반엔 삼진을 많이 당했는데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삼진을 안 당하려고 하다 보니 안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것 같다"며 "내 스윙을 더 자신 있게 돌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욱의 성장일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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