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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우승 최운정 "아빠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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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우승 최운정 "아빠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입력
2015.07.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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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출신 아버지 최지연씨가 캐디 맡아 '부녀 콤비'로 유명

"첫 우승까지 함께하기로 해…이제 아빠 쉬게 해 드리고 싶다"

최운정(25·볼빅)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LPGA 투어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이래 첫 우승. 사진은 최운정이 이날 마지막 4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운정(25·볼빅)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LPGA 투어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이래 첫 우승. 사진은 최운정이 이날 마지막 4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한 최운정(25·볼빅)은 아버지(최지연 씨)가 캐디를 맡아 경기에 나서는 '부녀 콤비'로 유명하다.

경찰관 출신인 아버지는 딸이 2부 투어에서 뛸 때인 2008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8년간 캐디를 맡았다. 최운정이 첫 우승을 할 때까지만 하겠다고 한 것이 8년이 흘렀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최운정은 이번 대회 전까지 156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준우승만 세 번 했다.

최운정은 첫 우승을 차지한 뒤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께 기자회견장에서 내가 '첫 승을 할 때까지 아빠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위에서는 '(전문 캐디가 아닌) 아빠가 캐디를 해서 우승을 못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며 "하지만 오늘 아빠가 옆에서 '참고 기다리라'며 조급해하지 않도록 도와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친 최지연(56) 씨도 LPGA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이제 (최)운정이도 골프를 더욱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행복해했다.

LPGA 투어는 "이들 부녀는 앞으로 2개 대회의 숙소 예약을 마쳤기 때문에 아마 2개 대회에 더 함께 호흡을 맞출 것"이라며 "그 뒤로는 새로운 캐디를 구할 것인지를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운정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버지도 내가 우승을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기도 하시고 '다른 캐디와도 해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다"며 "첫 우승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모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좀 쉬게 해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일단 두 개 대회는 계속 아빠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승을 차지한 뒤 아버지와 함께 "엄청 울었다"는 최운정은 "특히 18번 홀 2.5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기고 무척 긴장이 됐지만 오늘은 계속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연습한 대로 자신 있게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상반기에 성적이 비교적 좋지 않았던 그는 "거리를 늘리려고 운동도 많이 했는데 초반에 약간 부진해 조바심도 났지만 감각만 되찾으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승하면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아빠를 안아 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운정은 "일단 첫 승을 했으니 그다음은 좀 더 쉽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원래 목표를 크게 잡는 편이 아닌데 앞으로 2승, 3승째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989년부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한 아버지 최지연 씨는 "딸이 상당히 꼼꼼한 성격이라 다른 캐디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며 "좀 더 논의해서 가장 문제가 없을 시기에 캐디를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연 씨는 "벌써 다른 캐디로부터 함께 해보자는 전화가 온다"며 "당분간은 내가 계속 골프백을 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운정이는 크게 장점이 없는 편이지만 열심히 한 덕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자고 다독였고 지난주 US오픈에서 9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면서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들 부녀는 또 소속사인 볼빅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활약하면서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을 때 손을 내밀어줬다"며 "많은 지원을 받고도 우승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번에 좋은 공으로 우승까지 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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