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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양화대교'와 '종이접기'가 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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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양화대교'와 '종이접기'가 준 눈물

입력
2015.07.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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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활약하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씨. MBC 제공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활약하는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씨. MBC 제공

주말(18~19일)에 TV와 음원 차트를 들썩인 두 사람이 있다. 래퍼 자이언티(25·김해솔)와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던 20~30대라면 친숙한 ‘종이접기아저씨’김영만(65)씨가 주인공이다. 자이언티는 18일 MBC ‘무한도전 가요제’ 방송에서 ‘양화대교’란 노래가 나간 뒤 19일 오후 6시가 넘어서도 벅스 네이버 엠넷 뮤직 등에서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김 씨의 오랜만의 TV 외출에 MBC는 특수를 누렸다. 19일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마이리틀텔리비전’18일 방송은 10.5%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두 사람이 화제가 된 데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이 만든 노래와 종이접기가 시청자의 삶을 돌아보게 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자이언티가 들려 준 ‘양화대교’는 가족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 김 씨의 종이접기는 경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며 위로가 됐다는 평이다.

좋은 노래는 멜로디를 넘어 누군가의 이야기가 되기 마련이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잊고 지내던 아버지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공감을 샀다.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아버지는 택시드라이버/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란 내용의 자전적인 가사가 준 울림은 컸다. 자이언티를 택시에 태우고 직접 양화대교를 달리던 하하는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우리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고 와일드한 성격이라 아버지와 자주 여행을 다닌 추억이 없다”며 “‘양화대교’를 듣고 나도 마음이 짠했다”는 게 하하의 고백이다. 더불어 ‘양화대교’에 얽힌 아내이자 가수인 별 얘기도 들려주며 곡에 대한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하하는 “장인어른이 일찍 돌아가셔서 아내가 ‘양화대교’를 듣고 울었다”고 해 자이언티를 뭉클하게 했다. ‘양화대교’속 가장이 된 소년은 현실 속 가장의 자화상이었다. ‘내가 돈을 버네, 돈을 다 버네/엄마 백원만 했었는데/우리 엄마 아빠, 또 강아지도 이젠 나를 바라보네/전화가 오네, 내 어머니네/어디냐고 물어보는 말에/나 양화대교’란 노랫말에 적잖은 시청자는 자신의 삶을 들췄다. 방송 후‘양화대교’를 접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등에 ‘양화대교 들으면서 몇 번이고 울었다. 그냥 거기에 삶이 녹아있어서’(엠***),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노래는 오래간다. 어제 첨 들었는데 눈물이’(딸기***) 등의 글을 올려 곡이 준 서정을 곱씹었다. 윤영미 SBS 아나운서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들으며 양화대교를 건너는 아들이 감격해 한다’는 글을 올려 공감을 표했다.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노래 '양화대교'를 들려준 가수 자이언티. 아메바컬쳐 제공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노래 '양화대교'를 들려준 가수 자이언티. 아메바컬쳐 제공

김 씨의 말 한 마디는 시청자에 추억이자 위로가 됐다. 김 씨는 다 큰 성인이 된 이들을 “어린이 친구” “꼬딱지”라 부르며 시청자의 동심을 자극했다. “어린이 친구들 이제 어른이죠? 어른이 됐으니 이제 잘 할 거에요”라며 “잘 안 되면 어머니께 도와달라고 하세요”라는 김 씨의 말에 많은 시청자들이 울컥했다. 김 씨는 주름진 손을 떨어가며 종이를 접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 눈물이 났다’는 네티즌의 실시간 댓글을 본 김 씨도 결국 눈물을 훔쳤다. 트위터에는 ‘빡빡한 사회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취업 걱정, 결혼 걱정, 미래 걱정만 하는 현실. 다 큰 어른들을 코딱지들이라고 불러주는 아저씨 덕에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wars***), ‘김 씨 세대가 아님에도 방송보고 울컥했다. 아마도 위로와 격려가 부족한 세상이라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봤다’(eyeinth***) 같은 글이 굴비 엮이듯 이어졌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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