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분노
작가와 시인이 구호와 붓글씨 담아
피켓 시위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
집단자위권 법안 강행처리 직후
아베 내각 지지율 30%대로 급락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일본 시민사회의 저항과 분노를 표현하는 상징물이 되고 있다. 집단자위권 법안 강행처리 등 아베 총리의 일방적 강경노선에 반발하고 있는 일본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러한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일제히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1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위의 상징이 된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는 논픽션 작가 사와치 히사에가 구상해 일본 전통시 시인 가네코 도타의 붓글씨로 탄생했다. 사와치는 특정비밀보호법 제정과 원전 재가동 추진, 집단자위권 법안 처리 등 민심을 외면하고 있는 아베 정권의 잇따른 조치에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이 같은 구호를 만들었다고 도쿄신문에 전했다.
사와치가 만든 구호는 아베 정권에 반발하고 있는 일본 시민사회의 호응을 받으며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 시민들은 18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과 나고야 중심부의 광장, 오키나와현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이전 대상지인 헤노코(邊野古) 연안부의 주일미군 캠프 슈와브 앞 등 전국 각지에서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들고 아베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한 이 종이는 홋카이도(北海道), 미야기(宮城)현, 사이타마(埼玉)현, 가나가와(神奈川)현, 히로시마(廣島)시 등지에서 벌어진 시위에도 등장했다.
도쿄 시위에 참가한 저널리스트 도리고에 타로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수법에 반감은 느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서 “이 메시지로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집단자위권 법안의 강행 처리 직후인 17일과 18일 교도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의 내각 지지율이 37.7%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달 조사결과(47.4%)에서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또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6%로 과반을 넘어섰다. 내각 비지지자의 비율이 50%를 넘기기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교도통신의 조사에서는 처음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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