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의 상징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닮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요즘 분양하는 오피스텔을 보면 방 2~3개는 기본이고, 거실과 주방이 확연히 구분돼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이라는 의미로 ‘아파텔’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었습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 입장에선 이점이 굉장히 많아집니다. 원룸은 1인 가구, 직장인 등 잠시 머물다 떠날 사람들로 이용 대상이 한정되지만, 아파텔은 신혼부부와 3~4인 가족 등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까지 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무리한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평균 23.9대1)와 ‘광교 아이파크 오피스텔’(평균 216.3대1), ‘킨텍스 꿈에그린’(평균 28.3대1) 등은 전용면적 84㎡로만 구성된 아파텔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청약자 중엔 은퇴한 중년 부부, 2030 젊은 부부 등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게 해당 분양 소장들의 분석입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흉내 냈다고 해서 오피스텔이 주거용 주택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아파텔의 뿌리는 사무용 건물입니다. 이는 적용 받는 관련법(아파트는 주택법, 오피스텔은 건축법)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세금과 관리비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는 뜻입니다.
가령 오피스텔은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해 매매가의 4.6%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반면에 아파트는 크기와 가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파텔과 비슷한 기준인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일 경우 1.1%만 내면 됩니다. 집값이 똑같이 2억원이라도 취득세가 아파트는 220만원, 아파텔은 무려 4배가 넘는 920만원이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또 면적에서도 아파텔은 손해를 볼 각오를 해야 합니다. 건설사들은 분양 광고를 할 때 보통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면 같은 면적의 오피스텔을 살 수 있다”고 광고를 합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는 발코니가 없고 실 사용 공간을 뜻하는 전용률(계약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도 50% 안팎에 불과합니다. 보통 아파트의 전용률이 7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아파텔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전용면적이라고 같은 크기를 보장하는 건 아닌 셈입니다.
이런 점을 다 감안하고서라도 아파텔을 구입해야 겠다면 ‘진짜’ 아파트와 섞여 있는지를 꼭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오피스텔 특성상 아파텔 역시 업무 용지에 들어선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학교, 녹지, 편의시설 등이 부족할 수 있다. 대규모 복합단지여서 아파트의 커뮤니티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지 살펴보라”(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위원)는 겁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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