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8년 동안 할 사인을 이제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kt 장시환(27)은 올해 프로 9년차다. 하지만 올해는 낯선 경험들의 연속이다. 장시환은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오고, 전화도 이전보다 더 많이 온다"며 "8년 동안 할 사인을 올해 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도 밟았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해 올스타전에 나선 장시환은 "예전에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는 놀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8년 동안은 자신과 인연이 없던 '별들의 축제'였지만, 올해는 그도 당당하게 빛나는 '별'이 됐다. 장시환은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18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에서 5회 드림 올스타의 4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냈다.
가장 큰 변화는 팀에서 느낀다. 이제 그는 kt의 핵심 전력이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변화다. 2007년 현대 2차 1라운드 2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뛰며 통산 39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6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7을 기록한 투수였다.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만 제구력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뒤에는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었다. 전력이 완성되지 않은 신생팀에서 그는 이전보다 더 많은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었고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그는 33경기에 나와 58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장시환은 "사실 올해 이 정도로 할 수 있을 줄은 생각 못했다"며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선발을 준비했는데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변화는 '마음'에 있다. 장시환은 "이제는 씩씩하게 던진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이어 "작년까지만 해도 볼이 될까 봐 걱정을 하면서 던졌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냥 세게, 전력 피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붙은 그의 볼은 제구력이 약하다는 약점을 지워내고, 자신의 장점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은 전반기를 마치며 팀의 MVP로 장시환을 꼽았다. 조 감독은 "시환이는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는데 본인이 정말 잘 견뎌주고 열심히 해줬다"며 흐뭇한 마음을 드러냈다. 장시환은 "감독님께서 인정을 해주시고 믿어주신다는 뜻 같아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kt 장시환.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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