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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전 감독 "후배들, 고맙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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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전 감독 "후배들, 고맙고 미안하다"

입력
2015.07.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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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서 시구·공로패·1이닝 사령탑

프로야구 올스타전 시구와 1이닝 감독을 맡은 김응용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후배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 전 감독은 18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시구를 맡았다.

그의 공을 받는 시포는 애제자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맡아 더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김 전 감독은 경기에 앞서 "기분 좋죠. 허허"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후배들이 좋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후배들을 항상 다그치기지만 하고 칭찬 한 번 제대로 못 해줬는데…"라고 '미안함'의 의미를 덧붙였다.

언제나 엄한 모습으로 후배들의 성장과 발전을 재촉해온 자신에게 후배들이 마음을 모아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진심은 통했다.

이날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공로패를 제작해 김 전 감독에게 전달한 것은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김 전 감독의 속내를 후배들도 모르는 바 아니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시구와 공로패로 끝이 아니었다.

김 전 감독은 나눔 올스타팀의 1이닝 사령탑까지 맡아 잠시 현역 시절로 돌아갔다.

1회초 1사에서 내야 땅볼을 친 최형우가 간발의 차로 세이프가 되자 2루수 정근우가 장난삼아 비디오 판독을 벤치에 요청했고, 김 전 감독은 걸어나와 웃으며 주심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다음은 1이닝 사령탑을 마친 김 전 감독의 일문일답.

-- 의미 깊은 행사를 치른 소감은.

▲ 한 마디로 미안한 생각이 든다. 현역 때 따뜻한 말 한마디 없이 만날 다그치기만 하다가 좋은 자리를 후배들이 마련해주셨다. 어제 한숨도 못 잤다.

-- 시구 직후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소감을 밝혔는데.

▲ 일상적인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다. 유니폼 벗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그간 고생을 많이 해서 충전하는 중이다.

-- 올 시즌 야구는 보는지.

▲ 솔직히 안 본다. 야구의 '야'자만 나와도 긴장이 돼서 될 수 있는 한 안 보려고 한다. 농사나 지으면서 다른 TV 프로그램도 안 보려고 애를 쓴다.

-- 1회초에 항의하러 나갔는데.

▲ 현역 감독들한테 당했다. 항의해야 한다고 해서 나갔는데 올스타전은 비디오 판독이 없다더라. 심판이 '그것도 모르고 나오냐'고 핀잔 주더라(웃음).

-- 시구하러 차를 타고 나와서 내리자마자 바로 던졌다. 쑥스럽던가.

▲ 공이 끝까지 갈까 싶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선수 출신이 땅볼이라도 던지면 어떡하나 싶어서. 공은 조금 높았다.

-- 최다승 감독으로서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은 노하우는.

▲ 최다승 감독은 오래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다. 그것보다 저는 자랑하고 싶은 것은 한국시리즈 10번 우승한 것이다.

-- 같은 연배인 김성근 감독에게 한 말은.

▲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고, 건강이 최고라고 했다.

-- 현역 시절 가장 잊지 못할 장면은.

▲ 역시 처음이 좋은 거다. 해태에서 처음 우승할 때와 삼성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가 기억난다. 그때가 시민이나 선수들이 제일 감격스러워 하더라.

-- 프로야구 발전을 지켜본 산 증인으로서 현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팬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데 정신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옛날에는 내일을 생각 안 하고 오늘, 오로지 오늘, 이 경기를 위해서 사력을 다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런 마음이 들었다.

-- 유소년 야구 장학사업 많이 하는데 이유는.

▲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제가 야구해서 밥 먹고 살았는데, 거기에 보답하는 길은 몇 개 없는데 능력이 안된다. 10원이라도 아껴서 후배들 위해서 해야 하는데 돈이 정말 귀하다는 것을 지금 느낀다. 줄 곳은 많은데 돈은 없고 그렇다.

-- 역대 최고 투수와 타자를 꼽자면.

▲ 선동열이 역시 제일 좋은 투수였다. 타자로서 삼박자 갖춘 선수는 이종범이 그래도 제일 기억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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