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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안에 서서 창 밖을 본다. 달리는 대지 위로 내 모습이 겹쳐 흐른다. 기나긴 여정 한 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나. 반복적인 일상을 향해 무심코 카메라를 들이댄다. 관성에 이끌린 삶 속에서 나를 돌아 볼 겨를이란 이처럼 즉흥적이고 짧다. 프레임 안에서 떠내려가는 기억의 조각들을 바라본다. 과연 내가 낚고 싶었던 장면은 차창에 머문 자화상인가 흐르는 세상인가. 해답은 휴대폰 속 사진첩에 쟁여진 채 과거로 사라져갔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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