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특허권 등 포함 400억원… 통신장비업체 쏠리드, 컨소시엄 참여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영업망 활용, 보급망 스마트폰과 IP 공략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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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팬택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다시 살아나게 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옵티스 컨소시엄이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윤준 수석부장판사)의 허가를 받아 팬택과 인수ㆍ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을 인수하는 비용은 브랜드와 특허권, 연구개발(R&D) 인력의 고용 승계 등을 포함해 약 400억원이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광디스크저장장치(ODD) 업체인 옵티스와 통신장비 전문 기업 쏠리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이 1998년 KT 근무 시절 사내 벤처로 시작한 쏠리드는 이동통신용 광중계기와 무선통신장비 부분의 국내 1위 업체다.
삼성전자 출신인 이주형 사장이 2005년 설립한 옵티스는 관련 인사들의 유명세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옵티스의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 출신으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다. 여기에 옵티스는 최근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회장으로 영입하며 팬택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ODD와 카메라 모듈용 자동초점장치(AFA) 등이 주력 사업이며 지난해 매출 5,996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을 기록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 인수를 통해 신흥시장으로 주목 받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휴대폰 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축적된 팬택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등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과 인터넷(IP)TV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쏠리드 등의 동남아 현지 영업망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쏠리드 관계자는 “팬택 경영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현재 쏠리드가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스마트폰 및 IPTV 시장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조만간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단이 참여하는 관계인 집회 등에서 최종 인가 절차를 거쳐 조속히 최종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1991년 토종 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팬택은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7위까지 올랐지만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제때 따라가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9월 1차 공개 매각을 시작으로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인수대금 미지급과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들의 자격 미달 등으로 공개 매각이 잇따라 불발돼 어려움을 겪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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