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자 수지 멘키스 동대문 방문
“미래의 패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서울을 주목하라.”
서울 동대문을 찾은 세계적 패션 거물이 던진 메시지다. 17일 오후 3시, 트레이드마크인 높게 올린 앞머리에 화려한 꽃무늬 코트를 입고 서울 중구 동대문패션타운을 찾은 유명 패션전문기자 수지 멘키스(72)는 서울을 ‘미래의 패션 도시’로 정의했다.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시설과 인근 쇼핑몰 등을 둘러본 멘키스는 “동북아 패션 중심으로 부상하는 도시답게 패션산업 현장 곳곳에 활기가 넘친다”면서 “내년에 열리는 포럼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끄는 한국의 패션 트렌드가 크게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오늘의 만남이 ‘패션도시 서울’을 앞당기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콘퍼런스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내년 4월 서울에서 열리는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의 사전 준비차 방한한 수지 멘키스는 뉴욕타임즈를 거쳐 현재 ‘인터내셔널 보그’의 온라인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 19개국 보그 웹사이트를 통해 그의 패션소식을 접하는 독자는 3,800만 명에 달한다.
멘키스가 총책임자로 있는 컨데나스트 콘퍼런스는 전 세계 럭셔리 업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글로벌 패션 포럼이다. 지난 4월 이탈리아 피렌체 베키오 궁전에서 열린 첫 번째 컨퍼런스에는 칼 라거펠트 등 패션 디자이너와 앙투완 아르노, 악셀 뒤마 등 럭셔리 브랜드 최고경영자(CEO), 조너선 아이브 애플 디자인 총괄 부사장, 산업디자이너 마크 뉴슨 등 럭셔리 산업 관련 리더 37명이 인사로 참여했다. 티켓 한 장에 350만원에 달했지만 전세계 내로라하는 패션계 연사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36개국에서 관련 업계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였다. 내년 서울 포럼에도 이에 버금가는 인사들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멘키스가 세계 패션 피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포럼의 두 번째 개최지로 서울을 낙점한 이유는 뭘까. 이날 멘키스는 서울에 ‘꽂힌’ 이유에 대해 “세계 럭셔리 산업은 최근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 기술과 젊은 고객과 연계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서울은 최신 기술에 능숙한 젊은이들이 많고, 아시아에서 럭셔리 트렌드 패션이 가장 핫한 도시이기 때문에 럭셔리 포럼을 개최하기에 완벽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 미래를 상징하는 도시인 만큼 내년 포럼의 주제는 ‘미래의 럭셔리(Future Luxury)’로 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멘키스는 DDP을 나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쇼핑몰 ‘두타’로 이동해 내부를 둘러봤다. 쇼핑몰을 둘러본 그는 “한국 소비층이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 역시 패션의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가장 큰 원단시장인 동대문종합상가를 돌아보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마무리 했다.
수지 멘키스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개인 일정을 소화하며 오는 23일까지 서울에 머무를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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