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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네시 군사시설 총기 난사… 해병 4명 사망

입력
2015.07.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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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태생 외로운 늑대 추정

해군 모집사무소·예비역센터 공격… 국내 테러 정의하고 수사 착수

프랑스서도 전직 해군 조종사 포함 군사시설 겨냥 테러 모의 적발돼

16일 괴한의 총기 난사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경찰관이 총알 자국들이 선명한 해군 모집사무소 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채터누가=EPA 연합뉴스
16일 괴한의 총기 난사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경찰관이 총알 자국들이 선명한 해군 모집사무소 문 앞을 지나가고 있다. 채터누가=EPA 연합뉴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국가에서 최근 군사시설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테러의 주도ㆍ모의자가 대부분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로 추정되면서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해군 모집사무소와 해군 예비역센터에서는 괴한 1명이 총기를 난사해 해병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해군 모집사무소에서 1차 공격을 가한 뒤 11㎞ 떨어진 해군 예비역센터로 이동해 다시 총을 쐈다.

빌 킬리언 미 연방 검사는 이를 국민을 상대로 한 ‘국내 테러’라고 정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용의자가 테네시주 힉슨에 거주하는 무함마드 유세프 압둘라지즈(24)로 추정된다”며 “이 사건이 테러와 연관된 게 아니라고 밝혀질 때까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라지즈는 쿠웨이트 태생으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시가 임명한 특별 경찰관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지즈는 당국의 특별 감시 대상자가 아니었고 국제 테러리스트 단체와 연계된 흔적도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압둘라지즈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다소 극단적인 종교 인식을 드러내 온 것으로 미루어볼 때, 그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슬람 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SITE)에 따르면 그는 범행 사흘 전인 13일 블로그에 “인생을 짧고 쓰다”며 “무슬림은 알라(이슬람 유일신)에 복종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흘러 보내선 안 된다”는 글을 게재했다. 고교 졸업 앨범에도 “내 이름은 국가 보안 당국의 의심을 유발한다”는 문구를 쓰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군사시설에 대한 총격 사건이 이어져 우려가 고조된 상태다. 지난해 4월에는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4명이 사망했고, 2013년 9월에는 워싱턴시 해군조선소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12명이 숨졌다. 이달 2일에도 워싱턴시 해군기지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단지 전체가 한때 폐쇄되고 경찰 수십명이 출동했으나 특별한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일단락 되기도 했다.

인근 오클라호마주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가를 위해 용맹하게 싸우다 숨진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고, 백악관은 관계부처에 “국방 시설 안전을 위해 경계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최근 군사시설을 겨냥한 테러 모의가 적발돼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16일 성명을 내고 “16에서 23세의 용의자 4명이 13일 새벽 프랑스 남부 군사시설을 목표로 테러를 모의하다 붙잡혔다”며 “이들 가운데는 전직 프랑스 해군 조종사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카즈뇌브 장관에 따르면 이들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포트방드르에 위치한 특공대 훈련소 공격을 계획하다 각각 다른 지역에서 붙잡혔다. 테러 모의를 주도한 용의자는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 역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포진한 시리아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해 온 것으로 볼 때,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올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지난달 말 리옹 교외 가스공장 테러 등이 발생하면서 대(對)테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카즈뇌브 장관은 “프랑스인 혹은 거주자 가운데 1,850명 가량이 지하디스트와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말 수사에 착수한 대테러 전담 검사 사무소에서 용의자 4명과 연관된 이들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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