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총 대결에서 삼성물산이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절차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동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정당한 수준의 보상을 받고 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다. 양사의 합병 계약서에 따르면 양사를 합쳐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삼성물산 5만7천234원, 제일모직 15만6천493원이다.
다만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종가가 6만2천100원, 17만9천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보다 높다.
합병에 불만을 품은 주주라면 시장에서 매도하는 편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즉, 현재로서는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얘기다.
다만 이날 합병 결정에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가 각각 7.73%, 10.39% 폭락하는 등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내달 6일까지 양사 주가가 10%가량 더 하락한다면 상당수 주주들이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큰 폭의 하락으로 양사 주가는 공교롭게도 5월 26일 합병 발표일 수준으로 되물림을 한 상태다.
그럼에도 주주 누구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 행사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이날 주총에서 찬반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 2일부터 16일 사이 합병 반대 의사를 따로 통보해야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동향을 파악해본 결과,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까지 염두에 두고 미리 합병 반대 의사를 통보한 경우는 열에 하나 수준으로 매우 드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합병 저지에 나섰던 엘리엇조차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합병을 부결시킬 수 있다는 확신 없이는 섣불리 손해를 감수하고 청구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한편 이날 주가 급락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 비율은 합병 비율과 같은 1대 0.35로 수렴됐다.
엘리엇의 등장 이후 시장에서는 합병 무산시 삼성물산 주가 반등을 기대한 투자 흐름 탓에 양사 주가가 1 대 0.35보다 약간 높게 형성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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