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이정민(23·비씨카드), 고진영(20·넵스)은 올 시즌 한국프로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이번 시즌 국내무대에서 나란히 3승씩을 거뒀다.
상금 레이스에서도 1~3위에 올라 있다. 전인지가 5억5,900만 원, 이정민이 5억800만 원, 고진영이 4억4,7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승수에서나 상금에서나 이들은 살얼음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인천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6,642야드)에는 이들의 경쟁을 보러 온 취재진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취재진은 현장에서 이들의 우정을 엿볼 수 있었다. 빛나는 실력 만큼이나 우정도 돋보였다. 전인지와 이정민, 고진영은 대회 1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모두 한 조에 편성돼 부담이 심했을 법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서로를 치켜세웠다.
전인지는 이정민, 고진영과 함께 경기하는 것과 관련해 "부담되거나 의식되거나 하는 점은 전혀 없었다. 재미있게 경기했다. 이정민 언니는 샷이 정말 좋았다. 그린 적중률이 말해주다시피 샷이 훌륭하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고진영에 대해서는 "침착하게 잘 친다. 초반 페이스가 안 좋았지만, 좋은 스코어로 1라운드를 마친 걸 보고 '역시 잘하는 선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정민도 비슷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물론 내가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훌륭한 동생들과 경기하면 더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과 경기해서 더 좋았다"며 "두 선수는 모두 퍼트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이날 셋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는 대회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11위를 마크했다.
그럼에도 막내인 고진영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부담은 없었다. 막내이니까 항상 (언니들에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한다. 이정민 언니는 드라이버 거리가 길고 샷 스핀이 정교한 것 같다"며 "전인지 언니는 골프를 즐기는 자세가 좋다. 나도 즐기면서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같이 경기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언니에게 굉장히 고맙다"고 전했다.
전인지, 이정민, 고진영의 우정과 서로에 대한 '리스펙트(Respect)'는 KLPGA 투어의 품격을 한껏 높이고 있다.
사진=전인지, 이정민, 고진영(왼쪽부터, KLPG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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