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로 불리며 2000년대 방송가를 양분했던 유재석과 강호동의 엇갈린 행보가 16일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소속사 없이 5년 가량 활동했던 유재석은 이날 FNC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을 발표했고, 강호동은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2일’로 짝패를 이뤘던 나영석 PD와 tvN에서 다시 호흡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석 강호동의 행보는 급변하는 방송환경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상파 출연만 고집했던 두 사람이 케이블채널로 전장을 옮겨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유재석은 종합편성채널인 JTBC의 파일럿 프로그램(일명 투유 프로젝트)에 출연할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투유 프로젝트는 내달 선을 보인다.
유재석의 FNC행은 여러 해석을 낳았다. 유재석은 오랫동안 대형 기획사들이 눈독 들이던 ‘자유계약’ 연예인이다. 소속사 없이 활동해오던 그를 두고 YG엔터테인먼트와 SM C&C가 물밑 접속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계에 파다했다. 대형 기획사들의 다툼 속에서 최근 상장 뒤 현금 동원력을 갖추게 된 FNC엔터테인먼트가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결국 유재석을 품에 안았다. 유재석과 절친 사이인 정현동과 송은이 등이 FNC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종편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면서 상장 기획사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강호동은 나 PD와의 재회로 반등을 모색한다. 강호동은 인기 절정에 올라있던 2011년 탈세와 관련해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2012년 복귀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 PD와 함께 ‘1박2일’로 쌓았던 인기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는 의욕이 나 PD와의 재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과 나 PD가 합작해낼 새 예능프로그램은 콘셉트도, 제목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가을쯤에는 방송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에 대해 네티즌의 기대도 크다. 강호동과 나 PD의 의기투합에 대해 “과거 분당 시청률 50% 찍었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식의 응원의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 올라와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한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다. 지상파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사람이 과연 국민MC의 명성을 유지할지(유재석), 옛 영화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강호동) 하반기 방송가의 눈길이 쏠릴 듯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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