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이 역사적 화해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왔습니다.”
8·15 광복절을 한달 앞둔 16일 일본 언론사 간부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일본 언론인들이 단체로 나눔의 집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 홋카이도신문, 이와테일보, 시나노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신문 및 통신사 논설ㆍ편집위원 17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나눔의 집에 도착, 30여분간 위안부 기록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한 뒤 할머니들과 면담했다.
이옥선(89)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 4명과 마주한 이들은 “(할머니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방문 목적을 밝혔다. 또 일본이 국민 기금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를 모색했던 ‘아시아여성기금’에 대한 견해, 다음달 아베 총리가 발표할 종전(終戰) 70주년 담화에 어떤 내용이 담기길 원하는지 등을 물었다.
할머니들은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일출(87) 할머니는 “강제로 끌려가 인간으로서 말 못할 고통을 겪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방문단은 할머니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고 꼼꼼히 메모하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다. 방문단을 이끈 교도통신 모리 야스히로 논설부위원장은 “앞으로 위안부 문제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의 집 측은 “아픈 역사를 일본인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취지에서 할머니들이 방문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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