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전 회복 위해 구애작전
지자체장ㆍ정치인 등 발벗고 나서
명동 찾은 中여행사 대표ㆍ언론인들 "마스크 쓴 사람 거의 없어 안심"
“따자하오(大家好), 여러분들이 그리웠습니다.”
16일 오전 명동예술극장 사거리. 박원순 서울시장은 관광안내원 복장인 빨간색 조끼를 입은 채 밝게 웃으며 인사말을 건넸다. 서울의 대표 쇼핑 명소 명동을 소개하는 ‘명동 걷기’ 행사의 일일 가이드로 변신한 박 시장이 이날 맞은 손님은 중국 여행사 대표 150명, 언론인 40명, 파워블로거 10명 등 200여명. 관광업계는 이날 행사를 위해 중국 전역에서 이들을 초청했다.
명동에 모습을 드러낸 인사는 박 시장이 전부가 아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정호준 의원을 비롯, 조규영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장 등이 동참했다. 비슷한 시간 원희룡 제주지사도 명동 일대에서 청정지역 제주에서 하계 휴가와 힐링을 제안하는 홍보 캠페인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강창일, 김우남 의원이 가세했다.
지자체, 정치권, 관광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충격으로 한국으로부터 발길을 돌리고 있는 유커(遊客ㆍ중국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명동에 집결했다. 유커들의 관광 성지(聖地)인 명동을 방문한 중국 손님들에게 메르스 파동에서 벗어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과감없이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박 시장은 명동예술극장을 출발, 직접 마이크를 들고 약 1시간 가량 명동 일대를 하나씩 소개했다. 앞서 유커들의 방한 급감이 서울 경제에 미친 타격을 솔직히 설명하고, 메르스 사태의 사실상 종식도 선언했다.
박 시장은 “서울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7∼8월 불꽃축제와 바자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며 “다음달 베이징을 방문해 한국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직접 알릴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박 시장의 진정성이 담긴 발언에 행사에 참가한 유커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첸쉬 베이징 러따오여행사 사장은 “중국인들은 아직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제 한국에 와보니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면서 “돌아가면 고객들에게 설명하여 메르스 때문에 한국행을 포기하는 일은 없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후난성에서 온 신문기자 장잉씨도 “도착 전에는 메르스 걱정에 조금 무서웠는데 와서 보니 메르스 흔적을 찾기 어려웠고 시민들도 친절하게 대해줬다”며 “중국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메르스는 이미 끝났고 안전하다는 식의 보도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방한단은 걷기행사 중간 중간 화장품ㆍ신발ㆍ액서서리 가게에 들어가 메르스에 대한 걱정 없이 매장을 둘러보며 쇼핑을 즐겼다. 방한단은 18일까지 서울에 머무르며 청와대 방문, 한강유람선 관광, 제2롯데월드 방문 등 행사에 참여한다.
노미숙 명동상인연합회장은 “방문 손님 중 유커 비중이 60∼70%까지 급증하면서 ‘중국인 때문에 먹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이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명동이 썰렁해졌다”며 “이번 행사로 이제 한국이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중국으로 전해져 다시 명동이 활기를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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