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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구단주의 마법… kt 도장깨기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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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구단주의 마법… kt 도장깨기 숨은 공신

입력
2015.07.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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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7연패 수렁에 빠지자 "근성·패기 있는 경기 보여달라"

팀에 170인분 불고기 파티 제공 '회장님 회식' 후 도깨비팀 변신

지난 5월18일 월요일, 프로야구 kt 선수단은 휴식일을 맞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인근 식당에서 회식을 했다. 조범현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 직원이 모두 참석해 불고기 파티를 함께 했다. 황창규(62) kt 회장 겸 야구단 구단주가 마련한 자리였다.

당시 kt의 시즌 성적은 7승33패(승률 0.175). 전날 경기까지 7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황 회장은 회식 자리에서 “kt다운 경기를 보여 달라. kt다운 경기란 근성 있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선수단에 주문했다. 이날 선수단 30여명이 먹은 불고기는 무려 170인분에 달했다는 후문이다. 이튿날인 19일 kt는 마산 NC전에서 3회 1점을 먼저 내줬으나 5회와 7회 2점씩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4-2로 역전승, 연패 사슬을 끊었다. 시즌 초반 상대팀으로부터 ‘승리 자판기’로 불렸던 kt는 ‘회장님 회식’ 후 지난 15일까지 45경기에서 21승24패(승률 0.467)를 기록하며 이제는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황 회장의 각별한 ‘야구단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프로야구 막내 kt가 1군 무대에서 한 시즌도 채 지나기 전에 연착륙하고 있는 배경에는 황 회장의 열성적인 지원이 숨어 있다. 황 회장은 3월14일 케이티 위즈 파크의 개장식과 3월31일 정규시즌 첫 홈 경기를 모두 찾아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했다. 야구장 시설을 둘러본 황 회장은 매우 흡족해하며 조범현 감독에게도 “근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격려했다. 그는 구장 개장식에서 “과감히 도전하고 쉽게 물러서지 않는 근성을 발휘해 kt 위즈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새롭고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 팬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겠다. 그룹의 ICT 기술을 접목시켜 국내외 어느 야구장보다 찾아오고 싶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황창규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에도 야구단에 대한 지원을 수 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전체 그룹사의 주요 임원들이 모인 전략회의에서 황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kt 위즈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kt 위즈 구단과 구장 운영, 광고 등에는 본사 외에도 10개 가량의 계열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황 회장은 최근 그룹 전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와이파이, 보안경비, 방송중계 등 그룹의 앞선 기술과 노하우가 결집돼 있다”며 야구단 홈 구장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의 시즌 중 영입을 앞두고는 “돈에 연연하지 말고 좋은 선수를 데려오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구단 관계자는 “스포츠단 운영은 구단주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어떤 관심이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며 “진정한 애정을 갖고 선수단을 격려하며 필요한 것을 적절히 지원해주는 구단주의 관심은 스포츠를 발전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황 회장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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