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탄력
“방한취소” 日으름장에 일정쉬쉬
국방부 또다시 대일 굴욕외교
미야가와 타다시 일본 방위성 정보본부장이 극비리에 한국을 찾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2012년 밀실추진 논란으로 무산된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본격적으로 협의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일정을 공개하면 방한을 취소하겠다는 일본측의 으름장에 굴복한 것으로 알려져 저자세 굴욕외교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미야가와 본부장이 15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해 카운터파트인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과 국정원 고위당국자, 기무사 관계자 등 우리 정보당국의 핵심인사들을 만나고 있다”며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윗선에서 이번 방한을 일절 발설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측 정보관계자들이 이번에 판문점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비공개 방한에도 불구하고 동선 노출 위험성을 감수한 이례적인 일정이다. 여기에는 어떻게든 북한의 위협을 부각시켜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12월 정보공유약정을 체결했지만 일본은 한국과 대북 군사기밀을 공유하려면 보호장치가 강화된 별도의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당초 미야가와 본부장은 6월 중순 방한할 예정이었다.(본보 6월1일자 1면) 지난달 2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6월15일부터 2박3일간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히며 공식화했지만 다음날 일본측에서 “매우 불쾌하다”며 일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외교적으로 큰 결례임에도 우리측은 아무런 항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도 이 같은 대일 굴욕은 반복됐다. 아베 정권이 집단자위권 법안을 이날 강행처리하며 노골적인 우경화로 치닫는데도 국방부는 일본측의 요구대로 방한사실을 숨기는데 급급하고 있다. 군 고위관계자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여론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고 여전히 반일감정이 심한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의 정보수장이 한국에 와서 대북 군사정보를 교류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정기적인 상호방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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