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미국 골프선수 크리스 케네디는 루게릭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처음으로 머리에 얼음물을 들이부었다. 이 기발한 릴레이는 이윽고 전세계로 퍼져 나가, 1,700만명 이상이 루게릭병 기부 캠페인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했다.
CNN은 1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약 250만명의 사람들이 참여해 1억1,500만달러(약 1,321억원)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일 캠페인을 통한 기부 규모로는 사상 최대이다.
그렇다면 이 많은 돈은 다 어디에 쓰였을까? 1년이 지난 지금, 미국 루게릭병(ALS)협회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모금된 금액 중 40%가 이미 사용되었거나 예산에 책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체 모금액인 1억1,500만달러 중 많은 67%는 연구비용에 배정됐다. 루게릭병은 현대 의학 수준에서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 중 하나로, “수명을 미미하게 연장시키는” 약물이 있을 뿐이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으면 평균적으로 2년에서 5년 사이에 근육 수축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번 예산에서 일부를 배정받는 한 연구소는 “3년 만에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질병을 연구해 그 수명을 10년, 15년으로 늘릴 수만 있어도 대단한 성과”일 것이라며, 연구 비용 지원에 대해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협회는 이외에도 환자 서비스, 교육, 자원 조달 등의 목적으로 예산이 편성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여름에는 빙하 위, 오토바이, 헬리콥터 등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한 독특한 퍼포먼스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협회는 루게릭병 완치가 실현될 때까지 매년 여름 이 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관련해 비영리 자선단체의 한 관계자는 “세계에는 아직도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수많은 질병들이 있다. 이러한 질병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정민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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