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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핵경쟁 막는 유일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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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핵경쟁 막는 유일한 길"

입력
2015.07.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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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란 핵 합의 성과 강조, 이스라엘·걸프국과 협력 강화 약속도

국무부, 셔먼 차관 눈물 장면 공개, 공화당 결사 저지 다짐에 맞대응

15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15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 의회 통과를 위한 대 국민 여론전에 본격 착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합의의 성과를 강조한 데 이어, 국무부는 협상에 참가했던 웬디 셔먼 차관이 빈 합의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하며 눈물을 비치는 장면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미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잘못된 합의’라며 결사 저지를 다짐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합의는 더 안전한 세상을 추구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합의는 미국과 우리 동맹의 안보이익에 부합한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가장 중대한 위협, 즉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강경 입장을 의식한 듯 “모든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막는다는 측면에서는 최상의 협상이다. 이란과의 전쟁은 물론 중동 지역 내 핵무기 경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화당이 적극 지지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사실에 근거해 이번 합의를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정치에 근거해서, 가식에 근거해서, 내가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을 막기 위해 한 협상이라는 주장에 근거해서, 혹은 로비에 근거해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합의안 추인을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 등 아랍 동맹의 우려와 불만에 대해서도, “테러 지원이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인권문제와 관련한 대 이란 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이스라엘과의 전례 없는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걸프 국가들과의 협력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더 이상 질문이 나오지 않자,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제기된 주요 비판론을 적은 메모를 주머니에서 꺼내 자신이 일일이 해명했는지를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역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핵 합의의 역사적 의미와 협상 과정의 뒷얘기 등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대 국민 여론 환기에 나섰다. 이날 밤 자정이 넘어 워싱턴에 도착한 셔먼 차관은 아침부터 ‘프라하 세대’강연회에 참석, 오스트리아 빈에서 존 케리 장관과 국무부 협상팀이 겪은 힘든 나날과 일화를 공개했다.

셔먼 차관은 특히 케리 장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스물 두 살 때 전쟁(월남전)을 치렀다. 그 이후 전쟁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강연 시작 직후 셔먼 차관은 협상 타결의 감격이 다시 한번 북받친 듯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란 핵 합의를 추인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미국이 안보리 회원국과 독일, 유럽연합(EU)을 대표해 제출한 7쪽 분량의 초안은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지지하고 현재 안보리의 제재를 빈 협상에서 합의한 구속력 있는 제한들로 교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합의에 따라 무기 금수와 탄도 미사일 제재는 한동안 유지하되 이란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는 해제하는 국제사회의 절차가 본격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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