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부실 임원 43명 인사조치
부정 행위엔 원스트라이크아웃
상시 구조조정 전담조직 신설키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5일 발표한 강력한 내용의 경영 쇄신 방안은 포스코의 절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단호한 인사 조치가 눈에 띈다. 그만큼 이번 경영 쇄신 방안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 줬다.
과거 투자실패와 경영부실에 관련된 임원 43명을 인사조치하고 성과가 부진한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사업과 부실기업 인수논란이 제기된 성진지오텍 인수와 관련해서도 해당 관계자를 문책했다. 포스코P&S, 포스코엠텍, SNNC, 포항스틸러스, 포스코AST 대표도 이날 교체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표가 반려된 대표들도 올해 말까지 혁신추진 및 재무성과 개선결과가 미흡하면 교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 회장은 업종별, 분야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모든 거래를 100% 경쟁계약으로 전환해 청탁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특히 금품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조작의 경우 지위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한 번 위반시 바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했다.
사업 혁신을 위해서는 주요 사업을 철강중심으로 재편하고 경쟁력 없는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부실 계열사를 계속 안고 가면 그룹 전체의 부실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해외사업도 획기적으로 정리한다. 비핵심 해외사업은 매각, 청산, 합병 등을 통해 2017년까지 30% 정도 줄이기로 했다. 권 회장은 “투자사업은 책임자가 누구인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결과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권 회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새로 창업하는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안팎의 경영상황이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스코플랜텍, 포스하이알 등 계열사들의 경영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국민기업’ ‘우량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결국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1회성 개혁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쇄신위가 72일 동안 매주 2차례씩 20번 회의를 거쳤다. 5개 분과위 간사와 실무자들도 임직원, 주주, 거래업체, 지역사회, 언론사, 재계 등에 골고루 그 동안 잘못했던 부분과 고쳐야 할 내용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또 포스코는 구조조정 속도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워크아웃추진반’ 같은 상시 구조조정 전담조직을 신설해 현금흐름과 위험문제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 각자가 쇄신의 주체라 생각하고 기꺼이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하자”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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