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준 ‘삼부파이낸스 사건’의 자금은닉 의혹을 받고 있는 정산법인 대표가 4년여 도피 끝에 잡혔다. 이에 따라 삼부파이낸스 양재혁 전 회장이 주장한 2,000억원대 은닉자금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 김동주)는 삼부파이낸스 은닉자금을 빼돌려 달아난 혐의(횡령 등)로 A정산법인 대표 하모(66)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은닉자금 의혹은 양재혁 전 삼부파이낸스 회장이 제기했다. 양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1,100억원 상당의 고객 돈을 횡령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당시 양 회장은 정산법인 대표 하씨에게 투자자 피해변제 목적으로 회사 잔여자산 등 2,000억원 상당을 맡겼지만 하씨가 돈을 갖고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2011년 말 A정산법인 횡령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대표인 하씨가 잠적함에 따라 이듬해 4월 수배를 내렸다. 검찰은 최근 하씨를 경기도 김포에서 검거했다.
하씨가 구속되며 삼부파이낸스 은닉재산 실체가 밝혀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은닉재산 열쇠를 쥔 하씨의 구속으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9년 삼부파이낸스 도산으로 부산지역 파이낸스사 30% 가량이 문을 닫아 서민피해자는 3만여명, 피해금액은 1조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