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은 기본… 관피아 척결 빈말
전문성·원활한 업무협조 등 핑계
道 고위간부 출신이 독차지
경북도 산하기관에 도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들이 대거 연임 형식으로 알박기를 하고 있어 관피아 척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 고위간부로 퇴직한 이들은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 경북도와의 협조체계 유지 등 현실적 필요에 의해 낙하산 산하기관장이나 간부가 된 것도 모자라 연임을 통해 알박기 관행까지 고착화하고 있다.
내달 중 3년 임기가 끝나는 이진관(61) 경북도환경연수원장의 경우 1년 연임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 경북도는 이 원장의 연임 사유에 대해 뚜렷한 공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 원장의 가정이 궁핍해 1년만 임기를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부임한 이 원장은 경북도 행정지원국장으로 근무하다 갑자기 명퇴를 신청, 배경에 대한 뒷말이 무성했다.
김용대(63) 경북도립대 총장은 대학 개교이래 첫 연임한 경우다.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김 총장은 2009년 3월∼2013년 2월 경도대 5대 총장을 맡은 후 2013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6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경쟁력 강화와 교육품질 인증대학 선정 등이 연임 사유다.
이재근(65)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도 비슷한 경우다. 2009년 1월 중순부터 2013년 1월까지 4년의 임기를 채운 후 다시 4년의 임기를 맡고 있다. 경북도체육회장은 도지사로, 실질적인 권한은 사무처장이 행사한다. 2017년 2월까지 도체육회 사무처장을 맡는 이 처장은 경북도지사 비서실장 출신이다.
현재 경북도 산하기관 중 공무원이 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곳은 한국한방산업진흥원과 경북그린카부품진흥원, 경북도경제진흥원, 경북도문화재연구원,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경북행복재단, 경북도청소년진흥원, 경북장학회, 경북농민사관학교, 경북도장애인체육회 등이다.
경북의 한 공무원은 “경북도 산하기관장에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도 모자라 알박기까지 하는 것은 심한 처사”라며 “더구나 퇴직 공무원의 생계까지 챙겨 연임을 추진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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