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방산비리 1조… 해군만 84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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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방산비리 1조… 해군만 84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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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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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부터 잠수함까지 부패 사슬

"무기도입이 객관적 평가 아닌 수뇌부 의지따라 결정된 게 문제"

1조원에 가까운 국내 방위사업 비리가 7개월에 걸친 군과 검찰의 합동 수사로 적발됐다. 방탄복과 소총 등 개인장비부터 잠수함ㆍ헬기 등 첨단무기 도입 사업에 이르기까지, 방위사업 비리는 전 분야에 걸쳐 각 사업 진행 단계마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특히 해군의 비리가 규모(8,402억원)나 인원(28명 기소)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은 15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그 동안 전직 해군참모총장 2명을 포함해 47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총 63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1일 검찰과 경찰, 군으로 구성돼 출범한 합수단은 통영함ㆍ소해함 장비 납품비리와 해군 정보함 사업비리,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비리, K-11 복합소총 납품 비리 등을 수사해 왔다.

이번 수사로 드러난 방산부패의 사슬에는 전ㆍ현직 군인뿐 아니라 방위사업청 간부, 방산업체 관계자, 무기중개상 등 방위사업에 관여하는 모든 이들이 얽혀 있었다. 기소된 63명 가운데 군인(예비역 포함)은 모두 38명으로, 해군이 28명(현역 9명, 예비역 19명)으로 최다였고, 공군 6명(현역 1명, 예비역 5명), 육군 4명(현역 3명, 예비역 1명)의 순이었다. 해군은 특히, 통영함 비리에 연루된 황기철(59) 전 참모총장과, 호위함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정옥근(63) 전 참모총장을 비롯해 장성급 인사가 8명(현역 1명, 예비역 7명)이나 포함돼, 수뇌부에까지 비리가 만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리사업 규모는 총 9,80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에서도 해군이 8,402억원을 차지해 압도적이었다. 공군은 1,344억원이었고, 육군과 방사청이 각각 45억원, 1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합수단 관계자는 “공군과 육군은 과거 수사를 받았던 적이 있지만 해군의 무기사업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 동안 감시를 받은 적이 없는 탓에 쌓여 있던 비리가 한꺼번에 터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함정 탑재장비 별로 구매가 이뤄져 청탁 개입 여지가 많고, 생사를 함께 하는 공동체적 ‘함장 중심 문화’ 탓에 선ㆍ후배 간 결속력이 타군보다 훨씬 강한 것이 비리 발생의 주된 배경으로 지적됐다.

합수단은 방위사업 비리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고질적ㆍ구조적 적폐”라면서 그 원인을 네 가지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군사기밀과 관련된 방위사업의 본질적인 폐쇄성과 전문성 탓에 효과적인 감시ㆍ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기무사나 국방기술품질원 등 비리 예방기관의 역할도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폐쇄적 계급 문화에 기인한 상명하복식 의사결정 및 퇴직 후의 유착관계 ▦방위사업 업무 담당자들의 전문성 부족 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무기 도입이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군 수뇌부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 부패 구조도 고착화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합수단은 이날 해군 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에 연루된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그는 와일드캣(AW-159) 제작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로부터 기종 선정과 관련, 군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대가로 65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 중 14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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