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랠리호ㆍ둥팡즈싱호 등 인양 경험
中 국영 주도 '상하이샐비지' 선정
비용 851억원… 부력제 투입 등
기술검토TF와 다른 방식 제안
정부가 세월호 선체인양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국영 해난구조 업체가 주도하는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부터 실질적인 인양 설계작업을 시작해 내년 7월쯤 인양을 완료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조달청은 세월호 선체인양 업체 선정을 위한 평가 결과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샐비지’와 우리나라 업체 ‘오션CNI’가 7대3의 지분 비율로 손 잡은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 최고점을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입찰 마감 뒤 이달 초부터 2주 간 이뤄진 기술(90%) 및 가격(10%)평가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은 인양비용으로 총 851억원을 제시했다. 2위는 또 다른 중국 국영 업체와 국내 기업 3곳이 함께한 ‘차이나옌타이샐비지 컨소시엄’, 3위는 미국 및 네덜란드 업체와 국내 기업 3곳이 연합한 ‘타이탄 마리타임 컨소시엄’이 올랐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상하이샐비지는 중국의 교통운수부 산하 전문 회사로 지난 1951년 설립됐다. 잠수사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만 1,400여명을 보유한 세계적인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이 3,220억원에 달했다. 2012년 동중국해에서 악천후로 가라앉은 3만6,000톤급 화물선 ‘바랠리호’ 를 끌어올렸고, 지난 달 중국 양쯔강에서 침몰해 400명이 넘는 사망ㆍ실종자를 낸 ‘둥팡즈싱호’를 인양하는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업체인 오션CNI는 해저케이블 설치 등 수중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지난해 세월호 수색 당시 사고 해역에 투입된 바지선 ‘보령호’를 보유하고 있다.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 내놓은 인양 방식은 지난 4월 해수부 산하 ‘세월호 인양을 위한 기술검토 태스크포스(기술검토 TF)’가 내놓은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기술검토 TF는 해수면을 바라보는 세월호 우측에 90여개의 인양점을 만든 뒤 크레인 두 대로 들어올린 후 안전지대로 이동해 플로팅독에 선적하는 방식을 최선이라고 결론냈다. 하지만 컨소시엄은 사고해역의 빠른 유속과 높은 파고를 감안하면 크레인 두 대를 이용할 경우 인양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고 판단, 1만톤급 크레인 한 대를 이용하되 선체에 부력제(공기주머니)를 넣어 현재 8,500톤으로 추정되는 수중 선체 무게를 5,000톤까지 낮추는 방법을 택했다. 또 부식으로 약화된 선체 강도를 감안해 인양점 대신 해저면에 닿은 선체 아랫부분에 3.5m 간격으로 50여개의 철제빔을 넣은 뒤 크레인과 연결해 들어올리는 방안도 새롭게 제시됐다. 이후 선체를 수심 23m까지 끌어올린 뒤 약 2㎞ 가량 떨어진 안전지대로 이동하며 곧 바로 플로팅독에 선적한 후 수면위로 끌어 올려져 목포신항으로 옮겨지게 된다.
해수부는 오는 20일부터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과 세부작업방법, 계약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시작한다. 이미 보험 법률 회계 기술 계약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협상단을 꾸린 상태로 협상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이르면 이달 말쯤 본계약이 체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만약 합의에 실패할 경우, 차순위 업체와 협상을 시작한다. 올해 말까지 장비제작 등 사전준비를 완료하고 내년 초 수중작업을 시작해 7월쯤 인양을 완료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한편 구난업계 일각에선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1,2위 모두 중국 주도의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는 규모에 비해 현장에서 작업의 완성도나 책임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실종자 유실방지나 유류오염 방지대책을 제대로 수행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협상과정에서 꼼꼼히 따져 계약조건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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