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판매상을 가장해 여성 노인에게 접근한 뒤 목걸이를 빼앗아 달아난 노인 절도범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8일 구로구 남구로시장에서 피해자 A(80ㆍ여)씨에게 접근해 20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김모(86)씨와 한모(72ㆍ여)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범행 당일 낮 12시쯤 A씨에게 접근해 “강원도에서 귀한 약을 들고 왔는데 판매할 한의원을 찾고 있다. 가까운 한의원에 데려다 달라”며 그를 골목으로 유인했다. 이후 한의원 원장을 사칭한 김씨가 등장해 A씨 앞에서 한씨와 약초를 거래하는 척하며 “약초를 구입할 테니 진품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담보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씨는 처음 보는 A씨에게 일부 현금을 맡길 테니 그 대신 걸고 있는 금목걸이를 담보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상하게 여긴 A씨가 이를 거부하자 한씨의 동생을 사칭해 옆에 있었던 다른 일당 박모(66ㆍ여)씨가 목걸이를 끊어 빼앗은 뒤 나머지 일당과 함께 달아났다.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시장 안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와 한씨의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각자의 주거지에서 붙잡았다. 조사결과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과거에도 상습사기 등으로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달아난 박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김씨 일당이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범죄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저지른 범죄는 2011년 6만8,000여건, 2012년 7만1,000여건에 이어 2013년 7만7,000여건을 기록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범죄의 특징은 대부분 같은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ㆍ절도가 많다는 점”이라며 “노인을 둔 가족과 지인들이 함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