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1년을 보냈던 이병헌이 돌아온다.
이병헌은 오는 24일 영화 '협녀, 칼의기억'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다.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50억원 협박 사건 이후 처음으로 국내 취재진 앞에 나타나는 자리다. 법원, 공항 등을 제외하고 이병헌이 자진해서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은 이민정과 결혼식 기자회견 이후 2년 만이다.
그동안 공개적인 자리를 극도로 꺼려왔던 이병헌이라서 이번 발걸음은 눈길을 모은다. 이달 초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홍보 활동도 주저했던 이병헌이다.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 등이 미국에서 내한할 정도의 대규모 프로모션이었지만 정작 한국 배우인 이병헌은 빠졌다. 당시 이병헌 측은 미국에서 또 다른 영화 '황야의 7인' 촬영 때문에 참석이 어렵다고 이유를 댄 바 있다.
이번 제작보고회는 영화 홍보 차원이지만 이병헌이 훼손된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영화 얘기를 풀어내기 전에 등돌린 대중의 마음부터 설득해야 되는 처지다.
이병헌은 지난해 협박을 당한 입장이면서도 유부남 배우로서 치명적인 구설수에 휘말렸다. 2명의 여자 연예인과 사석에서 음담패설을 내뱉고, 한 여자와는 휴대폰으로 은밀한 메시지까지 주고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공개된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표현은 한 때 유행어처럼 쓰여지기도 했다.
이후 이민정의 임신 사실까지 알려지면 비난의 화살을 독차지 했다. 협박을 당했다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추문으로 궁지에 몰린 경우다. 7개월간 공방 끝에 법원은 이병헌의 손을 들어줬지만 '한류 톱스타'로 쌓아온 이미지는 한순간에 누더기로 변했다.
오랜 잠행 끝에 이병헌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추락한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고려시대가 배경인 '협녀'는 전도연도 함께 나오는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당초 이 영화는 지난해 2월 촬영을 마쳤고 그 해 겨울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이병헌의 사건이 터지면서 1년 가까이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어렵사리 8월로 개봉 날짜가 다시 잡힌 만큼 이병헌의 마음가짐도 어느 정도 계산이 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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